‘총선 1위’ 프랑스 좌파 연합, 극우 대항마 되기엔 너무 분열

박은경 기자

리더·정책 구심점 없어…마크롱도 “정부 운영 맡길 수 없다”

프랑스는 정치 삼극화로 야기될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까.

지난 7일(현지시간) 실시된 조기 총선 결선투표 결과,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앙상블’, 극우 국민연합(RN)이 의석을 비슷하게 나눠 가지면서 프랑스 의회가 사실상 삼등분됐다.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좌파 연합은 극우 방화벽 구축이라는 목표 외에는 강력한 지도자나 공통의 정책 등 구심점이 없어 정치적 혼란이 지속될 수 있다. 9일 르몽드는 “마크롱 대통령은 조기 총선으로 (극우 득세에 대한) ‘정화’를 희망했지만 결국 실패했으며, (조기 총선 이전) 의회 해산 전에도 이미 복잡했던 정치 방정식이 이제는 절망적”이라고 분석했다.

총리 지명부터 순탄치 않다. 4개 정당 연합인 NFP는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가 가장 많은 74개 의석을 확보했고, 사회당(59명), 녹색당(28명), 공산당(9석) 순으로 의석을 얻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좌파 연합이 극우 세력의 주요 대항마가 되기에는 너무 극단적으로 분열돼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NFP 내부적으로도 신망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8일 멜랑숑 대표에 대해 “NFP 안에서 가장 분열을 초래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녹색당의 마린 통들리에 대표도 “의석수 기준으로 (총리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LFI에 정부 운영을 맡길 수 없다고 밝혀왔다. 일각에서는 그가 중도좌파 성향인 사회당이나 녹색당과 연정을 논의해 멜랑숑 대표보다 온건한 성향인 포르 대표를 총리로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멜랑숑 대표의 당내 경쟁자인 프랑수아 뤼팽 의원도 총리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좌파 연합의 느슨한 연대에 대한 불안도 존재한다. NFP는 극우 정당 집권을 막겠다는 목표 외에는 공통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 칼럼니스트인 솔렌 드 루아이에는 르몽드에 “NFP는 이데올로기적 지향점이나 전략적 방향에서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좌파 연합의 협력도 쉽지 않아 보인다. 좌파 연합의 급진적 경제 정책이 기존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프랑스 산업협회(MEDEF)는 8일 성명을 내 “지난 9년간 성장과 고용 측면에서 성과를 낸 경제 정책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NFP가 내놓은 최저임금 인상, 물가 상승률에 연동한 임금 인상, 마크롱 대통령이 폐지한 부유세의 강화 및 재도입 정책은 기업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엘파이스는 “7일에 일어난 일(좌파 연합 승리)이 밤의 섬광에 불과한지, 아니면 미래를 위한 진정한 빛이었는지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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