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피로감에···‘일부 영토 포기하고 종전’ 여론 1년새 3배 늘어

선명수 기자

국민 55%는 아직 “포기 못해”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군인 커플이 전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광장을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군인 커플이 전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광장을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국민 가운데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영토를 일부 포기할 수 있다는 의견이 1년새 3배 늘어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여전히 국민의 절반 가량은 영토 포기를 전제로 한 종전에 반대하고 있다.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는 지난 5∼6월 우크라이나 국민 307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32%가 ‘가능한 빨리 평화를 달성하고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영토를 포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전쟁이 더 길어지더라도 영토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은 55%로 집계됐다.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일부 포기할 수 있다는 답변은 2022년 2월 개전 이후 지난해 5월까지 1년 넘도록 10% 이하에 그쳤으나, 지난해 5월10%에서 같은해 12월 19%, 지난 2월 26%로 늘었다. 전쟁 3년차에 접어들며 이런 의견이 급증한 것이다.

반면 영토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응답 비율은 지난해 5월 84%에서 1년새 29%포인트 가까이 줄어들었다.

일부 영토를 양보할 수 있다는 응답자의 46%는 러시아가 국가로서 우크라이나 파괴나 대량 학살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는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 주민과 외국으로 떠난 피란민을 제외하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의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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