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통제 위해 입장료 1500~3000원 검토
이탈리아 로마시가 관광객에게 명물 트레비 분수 입장료를 걷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전 예약을 통해 특정 시간대에 제한된 인원만 분수에 접근하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알레산드로 오노라토 로마 관광 담당 시의원은 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로마 시민에게는 무료로 개방하고, 비거주자에게는 1∼2유로(약 1500∼3000원)를 걷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장료가 수익이 아닌 방문자 수 통제를 위함이라고 했다. 트레비 분수는 최근까지도 무료 개방 대상으로, 늘 인파가 몰려 편한 관광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로베르토 괄티에리 로마 시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트레비 분수 관광객 제한 조치에 대해 “트레비 분수의 상황은 기술적으로 관리하기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며 “(유료화는) 매우 구체적인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로마시가 유료화를 검토하는 건 오는 2025년이 가톨릭 희년이라서다. 희년은 가톨릭교회에서 신자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로 25년마다 돌아온다. 내년 정기 희년을 맞아 전 세계에서 약 3200만명 관광객·순례자가 로마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당국은 군중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1762년 완성된 트레비 분수는 후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꼽히는 로마의 명소다. 세 갈래 길(tre via)이 만나는 곳에 있다고 해서 트레비라는 이름을 얻었다. ‘분수를 등지고 서서 오른손으로 동전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속설이 있어, 전 세계인들이 이곳에서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