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모습’ 드론 영상 공개돼
CNN “작년 11월 이후 15건”
러시아군이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총살하는 모습을 포착한 영상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CNN은 지난 6일(현지시간) 8월 말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포크로우스크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러시아군에 참호를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총살당하는 모습을 담은 드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우크라이나군 3명은 참호 밖으로 나와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무릎을 꿇어 항복 의사를 밝혔지만, 곧 바닥에 쓰러져 숨진 듯 움직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CNN에 “이는 명백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처형 방식에 해당한다”며 “올해 들어 이런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군이 항복한 우크라이나군을 살해하는 모습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3일 토레츠크에서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지하실 밖으로 나오는 우크라이나군 3명을 러시아군이 총으로 쏴 살해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CNN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소식통으로부터 지난해 11월 이후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군 즉결 처형 사례 15건 목록을 받았다고 전했다. 드론 촬영 영상 또는 무선 감청을 통해 증거가 확보된 이 사례들은 모두 러시아군이 전선에서 항복한 우크라이나군을 전쟁 포로로 데려가지 않고 곧바로 살해한 상황에 해당한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발생한 우크라이나군 즉결 처형 사건 최소 28건을 조사 중이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73명을 살해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안드리 코스틴 검찰총장은 CNN에 “전쟁 포로가 항복 의사를 밝히고 손에 무기를 들지 않았는데도 즉결 처형하는 것은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하여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한 데서 나아가 집단학살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스틴 검찰총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여러 전선에서 포착된 즉결 처형이 (크렘린궁 지시에 따라)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더 광범위한 집단학살의 일부일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진격을 이어가면서 우크라이나 전역에는 대규모 드론 공격을 퍼붓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7일 러시아가 하룻밤 사이 총 67대의 자폭형 샤헤드 드론을 발사했고, 이 중 58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날 우크라이나 전역 11개 지역에선 방공 부대가 긴급 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