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임기 마친 나토 사무총장···새 수장 뤼터, 미·유럽 동맹 지킬 수 있을까

윤기은 기자
지난 6월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행사에 참석한 마르크 뤼터 당시 네덜란드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월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행사에 참석한 마르크 뤼터 당시 네덜란드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마르크 뤼터 전 네덜란드 총리(57)가 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으로 부임했다. 뤼터 신임 총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9개월째 진행되고 있고, 미국이 정권 교체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 미국과 유럽의 군사 동맹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뤼터 총장은 이날 취임식 기자회견에서 미 대선 결과에 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두 (미 대선) 후보를 잘 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4년 동안 함께 일했다”며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함께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를 압박했었고, 나는 그가 옳았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띄우기에 나섰다.

뤼터 총장은 방위비 확충, 아시아·태평양 지역 파트너와의 관계 강화, 우크라이나 지원 등 세 가지를 나토의 향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앞서 나토 회원국은 각국 방위비 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으로 늘리기로 2014년 당시 합의했다.

뤼터 총장은 미 대선 결과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두 (미 대선) 후보를 잘 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4년 동안 함께 일했다”며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함께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를 압박했었고, 나는 그가 옳았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띄우기에 나섰다.

뤼터 총장은 방위비 확충, 아시아·태평양 지역 파트너와의 관계 강화, 우크라이나 지원 등 세 가지를 나토의 향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앞서 나토 회원국은 각국 방위비 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으로 늘리기로 2014년 당시 합의했다.

유니레버 인사부에서 근무하면서 중도우파 성향의 자유민주당(VVD) 당원 활동을 해온 뤼터 총장은 2003년 네덜란드 총선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자유민주당(VVD) 의원에 당선되며 공직에 발을 들였다. 뤼터 총장은 2010년부터 14년간 재임하며 ‘네덜란드 최장수 총리’ 타이틀을 얻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은 그는 지난 6월 32개국 연합을 이끄는 나토 사무총장으로 추대됐고, 총리직에서는 사임했다.

뤼터 총장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상공의 여객기를 격추해 네덜란드인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난하며 유럽연합(EU) 내 대러시아 강경론을 주도해왔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나토의 대러시아 정책 등과 관련해선 입장을 드러내지 않으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나토가 지난 7월 2025년까지 우크라이나에 400억유로(약 58조원) 상당의 군사 지원을 공약한 만큼, 뤼터 총장은 각 회원국에 방위비 지출 확대를 독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전쟁 이후 안보 불안감을 겪고 있는 동유럽 회원국의 병력과 무기, 방공 시스템 지원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서유럽 회원국과 대화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특히 올 11월 유럽에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며 ‘나토 역할 축소’를 요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나토에 가입한 유럽국은 미국과 다시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돼도 유럽국과 미국 간의 군사 동맹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나토에서 사무차장 보좌관을 지낸 카밀 그랜드는 “백악관에 누가 있든 (미국 정부는) 인도·태평양 안보와 국내 문제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카이사 올롱그렌 전 네덜란드 국방장관 등 뤼터 총장의 지인들은 네 번의 연정을 이끈 그가 사람 간 타협점을 찾고 중재하는 데 능하며, 나토 회원국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갈등을 봉합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2018년 나토 정상회담 당시 나토를 탈퇴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면서 ‘트럼프 조련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뤼터 총장은 러·중 밀착에 대응해 나토가 그간 유지해온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과의 국방 협력 기조도 이어갈 전망이다. 나토 회원국은 2022년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 방침인 ‘신전략개념’을 채택했다. 올해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는 중국을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로 규정했다.

10년간 재임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전 총장은 조지프 륀스 전 총장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장수 사무총장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물러났다. 나토 사무총장 임기는 4년이지만,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2018년 한 차례 연임한 데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부터는 임기가 임시 연장됐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촉구와 나토 동맹 약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위기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나토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퇴임 후에는 뮌헨안보회의(MSC) 의장을 맡는다.

한편 뤼터 총장은 이날 “호주, 일본, 뉴질랜드와 한국이 나토 국방장관회의에 사상 처음으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초청 발표는 예고 없이 이뤄졌다. 나토 국방장관회의는 이달 17~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다.

한국 등 나토 IP4 파트너국은 이미 나토 정상회의와 외무장관회의엔 3년 연속 초청된 바 있지만, 국방장관회의에 초청된 건 처음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 국면에서 중국, 북한과 밀착하면서 인도·태평양 국가와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국방부는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해 김용현 국방장관 대신 김선호 차관이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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