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젠 낡은 정치는 가라’…여야 불문 중진 줄줄이 낙선읽음

박은하 기자

‘정치 세대교체’ 민심 확인

‘자민당 2인자’ 72세 아마리
단일후보에 져 간사장 사퇴
‘망언제조기’ 별명 사쿠라다
‘79세 거물’ 오자와 이치로
‘14선’ 무패의 정객도 낙마

일본 유권자들은 자민당이 안정적 다수 의석을 확보하도록 힘을 실어줬지만 파벌정치까지 용납한 것은 아니었다. ‘3A 시대’ 논란을 일으킨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간사장(72)의 지역구 패배가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야를 막론하고 수십년 동안 정계에서 활약해온 중진 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줄줄이 낙선하며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바라는 민심도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났다.

자민당 2인자인 아마리 간사장은 가나가와13구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후토리 히데시 입헌민주당 후보(44)에게 패했다. 자민당 현역 간사장이 지역구에서 패한 일은 처음이다. 아마리 간사장은 싸늘한 민심을 확인하고 간사장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아마리 간사장은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간판만 바꾼 아베 내각’ 평가를 듣게 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때 기시다 총리의 선거대책위 고문을 맡아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의 파벌이 기시다 총리를 지원하도록 물밑협상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아베 정권 시절 건설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장관직에서 물러난 아마리 고문이 자민당 간사장에 임명되자, 자민당은 아베·아소·아마리가 막후에서 지배하는 3A정당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망언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진 사쿠라다 요시타카 전 올림픽상(71)은 입헌민주당 공천으로 처음 출마한 혼조 사토시 후보(47)에게 5만표 이상의 차로 무릎을 꿇었다. 사쿠라다 전 올림픽상은 2016년 일본군 위안부가 “직업적 매춘부”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다만 아마리 간사장과 사쿠라다 전 올림픽상 모두 비례대표로 부활해 의원직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 이시하라 노부테루 자민당 전 간사장(64), 히라이 다쿠야 전 디지털상(63), 노다 다케시 전 자치상(80), 와카미야 겐지 엑스포 담당상(60), 시오노야 류 전 문부과학상(71), 가네다 가쓰토시 전 법무상(72) 등이 지역구에서 야당 후보에게 패했다.

입헌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의원(79)도 낙선했다. 그는 1969년 자민당에서 정계 데뷔했으며 구 민주당 대표 등을 맡으며 2008년 정권교체를 이끌어냈다. 1976년 자민당에서 처음 출마해 정계에 들어온 이후 선거에서 진 적이 없다고 하여 별명이 ‘무패의 남자’인 14선 나카무라 기시로 의원(72)도 이번 선거에서 연승행진을 멈췄다. 마이니치신문은 오자와 의원의 낙선을 예로 들며 “여야 모두 세대교체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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