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12일 장중 달러당 146엔을 돌파하며 2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달러당 엔화 가치는 장중 146.23까지 올라 지난달 기록인 145.90을 넘어섰다. 지난달 일본 당국은 2조8400억엔(약 27조8600억원)을 들여 시장개입에 나섰다.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개입이었다. 이후 환율이 140엔대 초반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해 이날 146엔을 넘어서며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가장 낮아졌다.
엔화 가치 하락의 주원인은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디커플링(탈동조화)이다. 미국은 11월 초 또다시 금리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상승)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일본은 통화 정책 완화 기조를 계속해서 고수하고 있다.
시장이 다음 저지선으로 1998년 고점인 147.66엔을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당국이 개입할 만한 선이 반드시 정해진 건 아니며 하락 자체보다는 하락 속도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국립호주은행 레이 애트릴 국장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어제 일본은행(BOJ)의 정책을 완전히 지지했다. 그러나 여기서 급격히 상승한다면 또 다른 개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11일 각료회의 후 12~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시장 개입에 대해 일본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3일 발표되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지수(CPI) 또한 엔·달러 환율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도쿄트레이더스 증권의 이구치 요시오 전무는 “내일 CPI는 어느 쪽으로든 방향에 촉매가 되겠지만 그 전까지는 트레이더들이 엔화 강세 포지션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