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현에 경보 알람 후 해제
방위상 “미사일 요격 태세 계속”
북한이 31일 우주발사체를 발사하자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에 긴급 대피 명령을 내리고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를 개최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일본 정부는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일련의 행동은 일본과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라며 “중국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6시27분쯤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하자 30분쯤 오키나와현에 전국순시경보시스템(J-경보)을 발령해 주민들에게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라고 밝혔다. 이후 30여분 뒤인 오전 7시4분쯤 낙하 위험이 없어졌다며 경보를 해제했다. 일본 내에서 인공위성 잔해물 낙하 등 관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오전 7시30분 총리 관저에서 기자단에게 “북한에서 탄도미사일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발사됐다”며 오전 8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대응을 논의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위성 발사 예고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요격 태세를 지금처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북한의 인공위성이나 잔해물 등이 일본에 낙하할 경우 요격할 수 있는 ‘파괴조치 명령’을 자위대에 발령한 바 있다.
마쓰노 장관은 북한이 2차 발사를 예고한 ‘인공위성’의 정확한 정체에 대해서는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마쓰노 장관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수위가 높은 도발 행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미국 등과 긴밀히 협력해 대응하고 정보 수집과 경계, 감시에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에서 유일하게 경보가 울렸다 해제된 오키나와현은 오전 8시15분부터 위기관리대책본부 회의를 열었다.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지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또 제2호 태풍이 본현에 접근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미사일 발사는 매우 유감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며 “국가, 시정촌과 협의해 주민 안전 확보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키나와현에서는 일부 항공편이 지연됐지만 학교 수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NHK가 전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비해 지난달 오키나와현 섬 3곳에 배치한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엇(PAC3)은 태풍의 영향으로 가동하지 않았다. 나카야마 요시타카 이시가키시장은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AC3의 전개가 어려운 경우에도 방위성과 협의해 제대로 된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