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역적’ 발언했던 일본 총무상···“정론이었다”

조문희 기자
일본 무라카미 세이이치로 신임 총무상이 취임 당일인 1일 도쿄 총리 관저를 향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무라카미 세이이치로 신임 총무상이 취임 당일인 1일 도쿄 총리 관저를 향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무라카미 세이이치로 일본 신임 총무상이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역적’이라고 표현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지 일간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무라카미 총무상은 1일 각료 취임 뒤 기자들과 만나 과거 아베 전 총리를 ‘국적’(나라를 망친 역적)이라고 부른 일과 관련해 “유족에게 곧바로 사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감정적으로 발언한 것은 아니었다”며 “나는 정치인으로서 논리적으로 이상한 것은 이상하다고 말해왔고, 나름대로 정론을 펼친 것”이라고 해 자신의 발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정론은 정당하고 이치에 합당한 의견이나 주장을 의미한다. 다만 무라카미 총무상은 “인간 사회인 만큼 앞으로는 유화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무라카미 총무상은 지난 2022년 아베 전 총리가 피살된 후 국장(국가 명의로 세금을 투입해 치르는 장례) 거행을 두고 논란이 인 가운데 “(아베는) 재정, 금융, 외교를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다”며 “국적”이라고 비판해 당으로부터 1년 당직 정지 징계를 받았다.

무파벌인 무라카미 총무상은 꾸준히 아베 정권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한때 자민당 최대 파벌이던 옛 아베파 중심의 ‘비자금 스캔들’, 자민당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간 유착 문제 등을 “부(‘허물’을 뜻하는 말)의 유산”이라고 지적했으며, 주식시장 급등락과 엔화 약세를 두고도 “유감스럽게도 어느 면에서는 아베노믹스의 부의 유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아베 전 총리와 가깝거나 정치 신념을 같이 했던 의원들 사이에서는 무라카미 총무상의 입각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발이 나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한 무파벌 중견 의원은 “아베를 지지해 온 보수표는 도망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무라카미 총무상은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후보 국회의원 추천인’으로 이름을 올려 당내에선 “논공행상 인사”라는 평도 있다.

‘여당 내 야당’으로 오래 활동한 이시바 총리가 당내 강성 보수층을 포함한 지지 기반 확대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란 전망에 휩싸인 상황에서 총무상 등 인사가 새 정권 부담을 더하는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이번 내각 인사에 아베파 의원을 한 명도 포함하지 않아, 비자금 스캔들 등 논란에 맞서는 정치 개혁 이미지 유지를 위해 스스로 구세력과 선을 그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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