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이스라엘, 이란 “그럼 붙지마”…유도 기권 강요 왜

박효재 기자

이스라엘 국가 불인정 탓

상대가 이스라엘, 이란 “그럼 붙지마”…유도 기권 강요 왜

이란 올림픽위원회가 지난주 일본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 81㎏ 이하급 4강전에 출전한 사에이드 몰라에이(27·사진)에게 이스라엘 사기 무키와 결승전을 치르지 않도록 준결승에서 기권할 것을 강요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몰라에이는 이런 지시를 따르지 않았으며, 경기 후 신변에 위협을 느껴 독일에 망명신청을 하고 국제유도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도움을 호소했다고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렇다면 왜 이란은 자국 선수와 이스라엘 선수 간 스포츠 경기를 금지할까.

이런 상황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란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유대 국가 건설에 반감을 갖는 중동·아프리카의 무슬림 국가들도 이스라엘과의 스포츠 경기 보이콧을 지시하고 있다. 특히 1979년 이슬람혁명을 통해 이슬람법학자 지배체제를 구축한 이란은 더욱 엄격하게 보이콧을 시행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국제 경기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선수가 맞붙은 것은 1983년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레슬링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남자 유도 세계랭킹 1위 아라시 미라스마엘리는 이스라엘 선수와의 대결을 포기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남자 수영 100m 결선에 진출한 모하마드 알리레자에이가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그러나 이란의 이스라엘 보이콧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이 유도 등 특정 종목에서 선전하면서 앞으로 이란 선수와의 경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선수들이 일방적으로 경기를 기권하는 사례가 잇따르면 각종 대회 흥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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