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국영TV 사이트 차단…이란 “언론자유 침해”

김윤나영 기자

미 법무부 “작년 미 대선 때 허위정보 퍼뜨려서 차단”

이란핵합의 복원 협상 진통 중에 양국 긴장 고조

이란 국영TV의 영어 사이트인 ‘프레스TV’ 사이트 첫 화면에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차단시켰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떠 있다. 프레스TV 화면 갈무리

이란 국영TV의 영어 사이트인 ‘프레스TV’ 사이트 첫 화면에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차단시켰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떠 있다. 프레스TV 화면 갈무리

미국이 이란의 여러 국영 뉴스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 이란 매체들은 미국에 비판적인 매체들에 대한 ‘재갈 물리기’라고 반발했다.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번 조치로 양국의 긴장이 고조됐다.

미국 법무부는 22일(현지시간) ‘이슬람 라디오·텔레비전 연합’과 관련이 있는 33개 웹사이트 등 이란의 36개 웹사이트 도메인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이슬람 라디오 텔레비전 연합’이 미국 대선을 앞둔 지난해 10월 허위정보를 퍼뜨렸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조치로 이란 국영 TV의 영어 뉴스사이트인 프레스TV와 아랍어 채널인 알알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매체인 ‘팔레스타인 투데이’,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위성뉴스 채널 등의 접속이 차단됐다.

2007년 출범한 프레스TV는 미국의 외교정책을 비판해온 이란의 국영 매체다. 이란 매체들은 이번 조치에 반발했다. 이란 매체인 파르스통신은 미국 정부가 차단한 웹사이트에 뉴스 통신사와 TV 채널이 포함됐다면서 “언론의 자유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라고 비판했다.

이번 조처는 지난 18일 치른 이란 대선에서 강경보수파인 에브라힘 라이시가 선출된 직후에 단행됐다. 라이시 당선자는 21일 JCPOA 복원 협상에 대해 “협상을 위한 협상을 하지 않겠다”면서 “설령 양측이 합의하더라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날 생각은 없다”면서 미국과 각을 세웠다. 이란 대선을 계기로 중단됐던 JCPOA 협상은 지난 2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재개됐다가 일시 중단되는 등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AP통신은 “이란 언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강력한 단속으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됐다”고 평가했다. CNN방송도 미국 정부의 이란 뉴스 도메인 압류가 JCPOA 복원 협상 도중 이뤄진 도발적인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란 관련 웹사이트 도메인을 압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10월에도 이란 혁명수비대와 관련된 약 100개의 웹사이트를 차단했다. 당시에도 미국은 이들 사이트가 미국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고 허위정보를 유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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