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란 이어 시리아와도 관계 정상화 합의”

김서영 기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모하메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AFP연합뉴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모하메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 외교관계를 복원한 데 이어 시리아의 관계도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 측 소식통은 “양국이 다음 달 하순에 돌아오는 이슬람 명절 이드 알-피트르에 대사관 재개관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최근 시리아의 핵심 동맹인 이란과 사우디가 관계를 복원하면서, 사우디와 시리아의 관계 회복 역시 탄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걸프 지역의 또 다른 외교관은 “시리아의 고위 정보 관리가 사우디 리야드에 수일간 체류하면서 대사관을 곧 재개설한다는 합의가 타결됐다”고 전했다.

이날 보도에 대해 사우디 정부 공보실과 외무부, 시리아 정부는 별도 논평을 하지 않았다.

사우디 국영TV는 사우디 외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시리아 외무부와 영사 업무 재개를 위한 회담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양국의 대사관 재개 논의가 러시아의 중재에서 비롯됐다고 사우디와 시리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는 2011년 내전 발생 후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에서 퇴출됐다. 당시 아랍권과 서방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한 것을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내전 초기엔 일부 반군을 지지했다.

이후 알아사드 대통령은 러시아와 이란 같은 우방국의 지원에 힘입어 국토 대부분을 다시 장악했다. 아랍 국가들은 최근 수년간 그와의 관계 회복 움직임을 보여왔다. AP통신은 “지난 달 시리아와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지진은 사우디와 다른 아랍 국가들이 시리아에 원조를 보내는 등 국제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과정을 가속화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해 3월에 이어 이달에도 알아사드 대통령을 초청하는 등 시리아와의 관계 회복에 적극 나섰다. UAE는 2018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대사관을 다시 개장한 바 있다.

이번 관계 정상화를 계기로 시리아가 아랍연맹에 복귀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이달 초 아사드 정권과의 관계 회복이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외교관은 5월 사우디에서 열리는 아랍연맹 정상회담에서 시리아의 복귀가 논의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와 시리아의 관계 정상화는 앞선 사우디와 이란 간 관계 정상화가 중동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다만 미국은 그간 아랍권이 시리아와 관계를 회복하는 데 반대해 왔다. 이날도 미국 국무부는 “이들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경제적 결속을 확장하고자 하는 국가들로선 미국의 제재가 여전히 복잡한 요소로 남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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