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라파 주택가에 공습
어린이 18명 등 최소 22명 사망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진 팔레스타인 여성의 배 속에 있던 아기가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가까스로 세상에 태어났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전날 자정쯤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주택가에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가해 어린이 18명을 포함해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이 공습으로 희생된 이들 중에는 임신 30주차였던 피란민 여성 사브린 알사카니와 그의 남편, 4살 딸도 포함돼 있었다.
사망한 알사카니가 임신 중이었음을 알아챈 응급대원들이 의료진에 이 사실을 알렸고, 의료진은 시신이 안치된 쿠웨이트병원에서 응급 제왕절개 수술로 아기를 꺼냈다.
1.4kg으로 태어난 아기는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으나 현재 안정을 찾았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아기는 현재 아랍에미리트 병원으로 옮겨져 인큐베이터 안에서 의료진의 돌봄을 받고 있다. 아기의 가슴에는 ‘순교자 사브린 알사카니의 아기’라는 이름표가 달렸다.
이 병원의 의사 모하마드 살라메는 “아기가 점차 호전되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향후 3~4주간 입원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기는 엄마의 배 속에 있어야 했지만, 그 권리를 박탈당했다”면서 “가장 큰 비극은 아기가 가족을 모두 잃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기의 이름은 엄마 이름을 따 ‘사브린 주다’라고 지어졌다. 아기의 삼촌인 라미 알셰키는 로이터통신에 “아기의 언니인 4살 말락이 동생이 세상에 오게 돼 기뻐했었다”고 말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아내와 아이들을 잃은 사크르 압델 아알은 “사망자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라며 “모든 것을 잃었다”고 말했다. 가족을 잃은 또 다른 주민 움 카림은 “아이들이 밤에 잠을 자고 있다가 변을 당했다”면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이 아이들이 무엇을 잘못했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전쟁이 발발한 후 약 6개월간 가자지구에선 3만4000여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 3분의2는 여성과 어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