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 운명 가를 휴전 협상 재개…이스라엘 ‘제한적 작전’은 하마스 압박용?

손우성 기자

이집트 카이로서 휴전 협상 다시 시작

“이스라엘 라파 외곽 점령은 협상과 직접 연결”

미국도 “네타냐후, 레드라인 안 넘었다” 달래기

이스라엘·하마스는 날 선 신경전 이어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자 주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자 주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이 시작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의 운명을 가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협상이 7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재개됐다. 이스라엘군의 라파 검문소 장악이 휴전 협상서 하마스를 압박하기 위한 노림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외신들은 이번 ‘카이로 회담’이 참극을 막을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대표단이 카이로에 도착해 휴전 협상이 다시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입장을 자세히 평가해보면 양측이 남아있는 견해차를 좁혀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우리는 그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라파 중심부에서 전면전을 펼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번 휴전 협상은 라파에 몰려든 140만명의 가자지구 난민을 보호할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특히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앞서 케렘 샬롬 검문소와 라파 검문소를 잇달아 봉쇄하고 탱크를 투입한 배경엔 전면전을 펼치기 전 휴전 협상에서 하마스를 압박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면서 합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라파 외곽을 점령하려는 움직임은 결국 휴전 협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하마스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협상이 틀어졌을 때) 이스라엘군은 원하는 곳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 또한 “이스라엘의 라파 군사 작전은 하마스를 고립시키고 이를 휴전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 이스라엘에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려는 시도”라고 전했다.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무력시위라는 의미다.

중재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미국도 이스라엘 달래기에 나섰다. 우선 미국 정부는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카이로에 파견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이견을 물밑에서 조율하도록 했다. 번스 국장은 이어 이스라엘로 건너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직접 만날 예정이다. 여기에 미 매체 악시오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라파 검문소를 장악한 이스라엘이 아직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오른쪽)이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 국경 인근에서 이스라엘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오른쪽)이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 국경 인근에서 이스라엘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날도 날 선 발언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하마스의 휴전 제안은 라파 진입 작전을 방해하려는 의도”라며 “하마스가 제안한 내용은 이스라엘 요구와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시민의 안전과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팀에 인질 석방과 안보에 관해선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도 “하마스를 완전히 없애거나 첫 인질이 돌아올 때까지 라파 공격을 계속하겠다”며 라파에 남아 있는 하마스 4개 여단 제거가 이번 작전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이 계속된다면 휴전 협상은 없을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의 라파 군사 작전이 소풍이 될 수는 없다”고 맞섰다. 그는 “라파 국경은 온전히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사이의 국경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휴전 협상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이집트 중재안에 담긴 ‘지속 가능한 평온’ 문구에 대한 해석 차이를 꼽았다. NYT는 “하마스는 해당 용어가 적대 행위의 영구적인 중단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며 “하지만 이스라엘은 나중에 종전을 논의할 의향이 있을지 모르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1단계 휴전 기간 하마스가 석방하기로 한 33명 인질 가운데 이미 사망한 인원의 시신을 포함하느냐도 쟁점 사안이다. NYT는 “하마스는 33명 모두가 살아있다고 보장할 수 없으며, 사망자의 유해도 명단에 포함될 것이라고 통보했는데 이는 이스라엘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휴전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이스라엘이 라파 중심부에서 전면전을 펼칠 것이란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의 최종 목표는 가자지구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휴전을 거부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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