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3단계 휴전안’ 결의…하마스 “협상 환영”

선명수 기자

이스라엘은 동의 여부 ‘모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0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의 수용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관건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수용 및 이행 여부인데, 하마스는 일단 “환영” 입장을 밝힌 반면 이스라엘은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미국은 휴전안이 “이스라엘의 제안”이라며 이스라엘이 이미 휴전에 동의했다고 거듭 밝혔으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말이 계속 엇갈리는 상황이다.

6월 안보리 의장국인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 대사 주재로 열린 표결 결과 미국이 제안한 결의안은 15개 이사국 가운데 14개국이 찬성해 가결됐다. 러시아는 기권했다. 결의안이 안보리를 통과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안보리에서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가 채택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미국이 초안을 작성한 이번 결의는 지난달 31일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3단계 휴전안’을 수용할 것을 하마스에 촉구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 조건 없이 이를 신속하게 이행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스라엘은 이미 협상안에 찬성했고, 하마스도 찬성한다면 전쟁은 오늘이라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사면초가’ 네타냐후, 미 대선까지 시간 끌기 전략?

하마스는 이날 안보리 표결 직후 휴전안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결의에 포함된 내용을 환영하며, “우리 국민 및 저항운동의 요구와 부합하는 일관된 원칙들을 이행하기 위해 중재국들과 협상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정작 모호한 것은 이 휴전안을 먼저 ‘제안’했다는 이스라엘의 입장이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발표 당시부터 이스라엘이 휴전안을 제안한 당사자라며 휴전에 동의했다고 밝혀왔으며, 이날 결의에는 “이스라엘이 합의한 휴전안”이라는 문구도 담겼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 발표 후 “하마스 제거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는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는 등 휴전안과 배치되는 입장을 내놨다.

총 3단계로 구성된 휴전안은 6주간 휴전하고, 순차적으로 인질을 교환(1·2단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및 종전(2단계), 가자지구 재건 시작(3단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마스 제거’는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휴전안에 담겨 있지 않을뿐더러, 휴전안대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면 이런 목표 달성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집트에 이어 이스라엘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휴전안 이행을 거듭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오락가락한 태도의 배경엔 복잡한 국내 정치 상황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내 극우세력의 반발과 자신이 실각할 위험 때문에 대놓고 휴전안 수용을 언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인적 부패 혐의에 더해 지난해 10월 하마스 기습을 막지 못한 안보 실패 책임론에 직면해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실각과 처벌을 피할 유일한 길은 극우세력과 손잡고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중동 평화협상 전문가인 에런 데이비드 밀러는 CNN에 “네타냐후 총리가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 시간을 벌다가, 차기 미국 대통령을 봐가면서 자신의 행보를 결정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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