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국 정상들, 15일 가자 휴전회담 재개 촉구 “낭비할 시간 없어”

선명수 기자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한 거리에서 주민들이 재차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 일대에 또다시 민간인 대피 명령을 발동했다. 신화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한 거리에서 주민들이 재차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 일대에 또다시 민간인 대피 명령을 발동했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협상을 중재해온 미국, 이집트, 카타르 정상이 양측에 중단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8일(현지시간) 3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내고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오는 15일 회담을 카타르 도하 혹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본 합의는 테이블 위에 있으며 이행 세부사항 결정만 남았다”라며 “더 이상 낭비할 시간도, 어느 쪽도 더 이상 지체할 구실도 없다. 인질을 석방하고 휴전을 시작해 합의를 이행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재자로서 필요하다면 모든 당사자의 기대를 충족하는 방식으로 남은 이행 문제를 해결하는 최종 가교 제안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성명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서명했다.

미국이 강하게 압박해온 휴전협상은 하마스가 핵심 요구사항이었던 ‘종전 보장’ 요구를 포기하면서 급물살을 탔고 한때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이란에서 암살된 후 협상에도 먹구름이 낀 상태다.

하니야는 하마스의 휴전협상을 주도해온 인물로 하마스 내부에서 비교적 ‘협상파’로 꼽혔던 인물이다. 그의 죽음 이후 하마스가 가자지구 지도자인 강경파 야히야 신와르를 후임 정치지도자로 선출하면서 휴전협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협상이 급물살을 탈 때마다 번번이 새 요구 조건을 제시하며 어깃장을 놨던 이스라엘이 하니야 암살로 아예 협상 테이블을 걷어찬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도 하니야 암살 이튿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며 “협상 막바지 수순에 (하니야를) 암살했다”고 강한 분노를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중재해온 휴전협상에 네타냐후 총리가 또다시 독단적인 행보로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정부는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달 방미 당시에는 휴전협상에 협조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가 이스라엘로 돌아간 지 불과 며칠 만에 미국에 알리지 않고 하니야를 암살한 것에 당혹했으며, 그가 휴전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3개국 정상의 공동성명 후 자국 협상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이스라엘의 그간의 행보로 볼 때 협상이 이른 시일 내 쉽게 타결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협상 대표가 암살된 하마스는 현재까지 3개국 정상의 촉구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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