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요르단 국경서 이스라엘 민간인 3명 총격 사망

김서영 기자

요르단인 총격범은 사살돼

팔 난민 약 230만명 거주

이스라엘에 반감 커진 상태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요르단 사이 국경에서 요르단인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요르단은 이 사건이 단독 소행이었다고 밝혔으나, 요르단 내 커진 반이스라엘 감정이 동기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

9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요르단 외교부는 이날 자국민이 이스라엘인 3명을 살해한 사건의 초기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개인의 행동이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요르단은 어떤 이유로든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거부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요르단을 잇는 알렌비 다리(킹 후세인 다리)에서 이스라엘 민간인 3명이 총격을 받아 숨졌다. 총격범은 이스라엘군에 사살됐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요르단 국경에서 총격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총격범이 이스라엘군 통제 구역으로 어떻게 무기를 가지고 들어갔는지, 총격 동기는 무엇이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총격범의 형제는 요르단 매체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며 느낀 슬픔, 가자지구에서의 살인을 지켜보는 것 등이 그의 동기가 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대표적인 친서방 국가인 요르단 내에서 반이스라엘 감정이 커진 시점에 벌어졌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과는 여러 차례 전쟁을 벌인 적 있으나 1994년 미국의 중재로 평화조약을 체결했다. 요르단 트럭이 이스라엘에 육로로 물자를 공급하기도 하는 등 양국은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요르단의 처지가 복잡해졌다. 국가의 외교 노선과 국민의 민심 사이에 간극이 드러났다. 정부 차원에선 이슬람 세계와 서방을 모두 챙기는 행보를 이어왔다. 한편으론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하며 이스라엘을 비판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지난 4월 미국 등과 함께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을 방어하도록 협조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그러나 민심을 보면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여러 차례 벌어지는 등 반이스라엘 감정이 두드러졌다. 요르단에는 팔레스타인 난민 약 230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 절반이 이스라엘 탓에 밀려난 팔레스타인계 후손이라는 추정도 있다.

이날 수도 암만에서는 이스라엘 비판 시위가 열렸는데, 일부는 이스라엘인 3명을 사살한 총격범을 지지하고, 그가 팔레스타인인을 위해 복수한 것을 축하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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