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가 지도부 공백을 타개할 차기 지도자로 나임 카셈을 선택했다. 카셈은 헤즈볼라 1세대 멤버이자 2인자로서 헤즈볼라의 ‘얼굴’로 꼽힌다.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사무차장이었던 나임 카셈(71)을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에 살해된 이후 약 한 달 만에 지도자 자리를 채웠다.
카셈은 종종 나스랄라를 대신해 공개 연설을 하고 대변인 역할을 하는 등 대외적으로 헤즈볼라를 대표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나스랄라를 비롯한 헤즈볼라 고위급이 외부 노출을 꺼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카셈은 나스랄라 사후 세차례 TV 연설에 나섰으며, 이달 초 연설에서는 “고통스러운 손실에도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계속 하겠다”고 했다.
나임 카셈은 1953년생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출생했다. 1982년 헤즈볼라 창설의 주축이기도 하며 1991년부터 헤즈볼라 사무차장을 지낸 1세대 멤버다. 나스랄라의 오른팔로 오래 일해 ‘2인자’로 꼽히며 헤즈볼라의 의회 조직에도 관여했다. 헤즈볼라에 합류하기 전 시아파 정치 운동에 참여했으며 6년 동안 화학 교사로 일했던 이력이 있다.
카셈은 최근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격에도 살아남은 몇 안 되는 헤즈볼라 고위급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나스랄라를 사살했으며, 나스랄라의 후계자로 꼽히던 하심 사피에딘도 숨진 것으로 이달 확인됐다. 지도부가 궤멸되다시피 한 헤즈볼라가 지휘체계를 재정비하고 장기전 대비에 나섰다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싱크탱크 카네기중동센터의 모하나드 하게 알리 연구원은 “헤즈볼라는 새 수장을 고를 때 선택지가 거의 없었다. 카셈은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이라고 CNN에 밝혔다. 그는 이어 “나스랄라는 빈곤층을 대표한 반면 카셈은 중산층을 대표한다”며 카셈이 전임자만큼의 대중적 인기를 얻지는 못하리라 내다봤다. 알리 연구원은 “카셈은 ‘절대적 지도자’가 되기보다는 조직 내 다양한 목소리를 조정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카셈이 선출됐다는 소식에 이스라엘은 “그가 전임자 나스랄라와 사피에딘의 전력을 따른다면 그의 임기는 이 테러 조직(헤즈볼라)의 역사상 가장 짧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