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일본, 좀 더 일관된 메시지를” “한국도 정권 따라 일관성 못 지켜”

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대담-캐서린 문 브루킹스연구소 한국학 석좌·실라 스미스 미국외교협회 일본 선임연구원

한·일 수교 50주년에 즈음해 한·일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한·일이 과거사 문제를 놓고 서로 달려가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나라이자, 한·일관계 악화가 대중국 견제 전략을 약화시켜 자국 국익을 저해한다고 인식한다. 경향신문은 미국의 일본전문가인 실라 스미스 미국외교협회(CFR) 일본담당 선임연구원과 한국전문가인 캐서린 문 브루킹스연구소 SK-국제교류재단 한국학 석좌의 대담을 마련했다. 대담은 지난 5일 CFR 회의실에서 이뤄졌고, 박근혜 대통령 방미가 연기된 뒤 내용을 보완했다.

■실라 스미스=2007년부터 미국외교협회(CFR) 일본담당 선임연구원으로 있다. 최근 저서 <가까운 라이벌: 일본 국내정치와 떠오르는 중국>을 출간했다. 일본의 보수화가 중국의 부상과 관계있다는 관점을 담고 있다. 미·일 문화·교육교류회의의 미국 측 자문단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일본의 정·관계에 많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캐서린 문=한국계 2세로 웰슬리대 정치학 교수로 있다가 지난해 브루킹스연구소에 한국석좌가 개설되며 자리를 옮겼다. 미군 기지촌 성매매를 다룬 <동맹 속의 섹스: 한·미관계에서의 군대 성매매>의 저자다. 최근엔 저출산·고령화와 이민자의 유입으로 일어난 한국사회의 인구학적 변화가 갖는 외교·안보적 함의를 연구하고 있다.

캐서린 문 브루킹스연구소 SK-국제교류재단 한국학 석좌(위)와 실라 스미스 미국외교협회(CFR) 일본담당 선임연구원의 대담이 지난 5일 워싱턴 소재 CFR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잡기 어려워 스미스 연구원과 기자가 CFR 사무실에서 만난 뒤 보스턴에 있던 문 석좌에게 전화를 연결해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대담을 진행했다. 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캐서린 문 브루킹스연구소 SK-국제교류재단 한국학 석좌(위)와 실라 스미스 미국외교협회(CFR) 일본담당 선임연구원의 대담이 지난 5일 워싱턴 소재 CFR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잡기 어려워 스미스 연구원과 기자가 CFR 사무실에서 만난 뒤 보스턴에 있던 문 석좌에게 전화를 연결해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대담을 진행했다. 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사회(손제민 특파원) = 아베 신조 총리의 4월 방미를 평가해달라.

실라 스미스 = 아베는 의회 연설에서 어떠한 일본 총리도 하지 않았던 ‘뉘우침(repentance)’이라는 말을 썼다. 영어의 그 말은 매우 강한 뜻을 담고 있다. 미국인 30%가 여전히 일본이라면 2차 세계대전을 떠올리는 상황에서 그것은 화해를 위한 효과적 어휘 선택이었다.

캐서린 문 = 아베 방미에 한국에서는 ‘미·일관계를 매우 강화하는 것’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이상한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두 사람이 애인 을 놓고 싸우는 격이다. 미국은 양쪽 모두와 충실한 관계를 가지려 하고, 그것은 서로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나 역시 미국이 과거사와 관련해 일본에 충분히 압박을 가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이 일본에 이 이슈가 한·일관계 개선에 중요하다는 점을 엄청나게 압박했고 좋은 ‘촉진자’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사이 미국이 무엇을 했기에 문 석좌의 생각이 변했는지 궁금했다.

문 = 미국은 일본과 만날 때마다 이 문제의 시급성을 제기한다. 일본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분명하고 노골적인 메시지가 전해졌다고 들었다. 주권국가 관계에서 다른 나라에 무엇을, 언제 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분명히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에서 위안부 문제를 얘기하면서 “극악한 인권침해”라고 했다.

스미스 = 역사 화해는 결국 양자적인 것이다. 미국이 뭐라고 하든 양국민이 서로를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만 미국은 아베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을 때 ‘이것은 너무 많이 나갔다’고 판단해 양국 정상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그것이 대북정책이나 안보 관련 협력을 본궤도로 돌아오게 했고 한·일 국장급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아베가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를 ‘인신매매’라고 처음 표현했다.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일본 지도자가 이 문제에 접근하는 사고방식을 바꾼다는 점에서 큰 변화다.

사회 = 인신매매란 말은 한국에서는 오히려 반발을 샀다.

스미스 = 그 말 하나로 한국인들이 아베를 용서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미국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일본인들과 활발한 논쟁을 이어오고 있고 그게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의미다. 아베가 백악관 회견에서 고노 담화를 수정할 의도가 없다고 한 것은 전 세계에 한 얘기로 지금까지 일본 내에서 한 발언과는 차원이 다르다. 하지만 그것도 한국에서는 별로 평가받지 못한 것 같다.

두 사람은 이것이 한·일관계 악화가 일상생활에까지 뿌리내렸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스미스 = 2012년이 한·일관계가 가장 나빴던 때이다. 3년간의 외교적 경색은 엄청난 비용을 치렀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상대방을 욕하기 시작했다. 외교적 경색은 그저 사람들이 만나지 않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많은 민족주의자, 차별적 정치행위가 들어설 공간을 제공한다. 언젠가 양국 정상이 만날 기회가 생기더라도 이것은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사회 = 미국의 역할을 말하게 되는 이유는 과거사 문제가 미국이 주도한 전후질서 형성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조약 체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스미스 = 미국 정부가 이것이 올바른 질서이기 때문에 이렇게 가야 한다고 선포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 샌프란시스코조약 체제에 대한 문제제기는 동북아 국가들에서 계속 이뤄지고 있는데, 동시에 봐야 할 것은 그것이 지정학적, 전략적 변화의 순간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부상은 이 역사 논쟁을 좀 더 다른 성격으로 만들고 있다. 화해 자체도 쉽지 않지만 화해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문 = 어업협정으로 조용하게 관리해오던 독도·다케시마 문제를 김영삼과 하시모토 류타로가 국내 정치적으로 이슈화했다. 현실에서 긴장의 상당 부분은 한국의 경제 규모가 커지고 중요한 행위자가 된 반면 일본은 미국도 두려워했던 ‘슈퍼스타 경제’에서 점점 추락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 그로 인해 한국인들은 좀 더 공격적으로 되고 일본인들은 방어적으로 된다. 샌프란시스코조약이 지금과 달랐다 하더라도 이러한 경제 흐름이 일어나는 한 양국 간 긴장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어느 한 나라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이따금 이견이 드러났다.

문 = 일본은 좀 더 분명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한국에 보내야 한다. 아베가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했지만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검증하려고 했던 행동은 한국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지 않는다.

스미스 = 일관성 문제는 일본인들도 한국에 대해 제기하는 것이다. 왜 새 대통령이 들어설 때마다 골대가 바뀌느냐는 것이다. 고노 담화를 문제 삼은 사람들은 담화 도출 과정, 위안부 여성들의 증언에 대해 오해하고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었다. 그들은 아베가 고노 담화를 뒤집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베는 결국 그렇게 하지 않았다.

스미스 연구원은 박 대통령이 방미를 연기한 데 대해 “종전 70주년이라는 시점에 어려운 지역 정세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낼 기회였다”며 “중요한 외교적 모멘텀을 기대했는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교 50주년과 8월 아베 담화를 앞두고 한·일 모두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문 = 아베는 워싱턴에서 했던 긍정적 발언을 고려하면 8월 담화에서는 아시아인들에 대해서도 화해하는 발언을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워싱턴에서 얻었던 호응을 잃을지도 모른다. 박근혜의 워싱턴포스트 인터뷰 발언과 한국 외교장관의 도쿄 방문은 모종의 진전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베가 한국인들을 만족시킬 연설을 하기 전에는 한국 정부가 유화적으로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와 메르스 대응 과정에서 민심을 잃은 부분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스미스 = 박근혜가 워싱턴포스트에 한 ‘위안부 문제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말을 진심이라고 믿고, 그가 이룬 성취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베 담화에는 아시아에 대한 화해를 표현하는 말들이 담겨야 한다. 그 참혹한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이나 아시아 재건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아베도 미래세대에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할 책임이 있다. 아베는 눈을 똑바로 뜨고 과거에 일어난 일에 솔직해져야 한다.



대담 전문

실라 스미스 미국외교협회(CFR) 일본담당 선임연구원과 캐서린 문 브루킹스연구소 SK-국제교류재단 한국학 석좌의 대담은 지난 5일 CFR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박근혜 대통령 미국 방문을 앞두고 시간을 잡다보니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찾기 어려워 스미스 연구원과 기자가 CFR 회의실에서 보스턴에 있던 문 석좌에게 전화를 연결해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박 대통령이 지난 9일 메르스 사태를 이유로 미국 방문을 연기한 뒤 두 사람과 e메일과 전화통화로 추가 의견을 받아 대담 내용을 보완했다.

<아베 총리 방미에 대한 평가>

■손제민= 아베 총리의 4월 워싱턴 방문 결과를 평가해달라.

■실라 스미스= 미·일 동맹과 2차대전 종전 등의 7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였다. 우선 종전 70주년을 맞아 일본 정상이 처음으로 역사에 대해 논평했다. 일본 정부는 동맹뿐만 아니라 화해에 대해서도 다뤄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당시 나도 상원 방청석에 앉아있었다. 그 때 텍스트는 안갖고 있었고 그 자리에서 들었다. 아베 총리는 많은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었다. 그의 억양은 종종 매우 극적이기도 했다. 가령 “데모크라시(democracy)~”라고 할 때. 60분 가까이 영어로 했다. 아베 총리는 영어를 이해하기는 하지만 말은 잘 못하는 사람이다. 매우 연습 많이 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자리가 특히 한국 사람들이 원하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하거나 말할 자리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 얘기를 하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 얘기를 하기에 적절한 맥락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어떠한 일본 총리도 하지 않았던 말을 하기는 했다. 우리의, 미국의 태평양 전쟁에 대해 repentence(뉘우침, 회개)라는 말을 썼다. 나는 의미론을 자세히 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어휘의 선택에 좀 놀랐다. 왜냐하면 그것은 영어에서 매우 강한 어휘이기 때문이다. 나는 일본 총리들 중에 그 전쟁과 과거의 기억에 대해 (미국에서) 언급한 사람을 알지 못한다. 미국과 일본은 외교에서 그런 종류의 대화를 한 적이 없다. 퓨리서치 조사에서 나타났듯이 여전히 미국인들 중 30%는 일본이라고 하면 2차 세계대전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따라서 전쟁은, 큰 부분이라고 할 수 없는지만, 여전히 일본에 대한 중요한 우리 기억의 일부이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 아베 총리에게는 더 큰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 그의 의회 연설은 8월에 어떤 얘기를 할 것인지를 놓고 더 많은 청자들에게 관심거리였다. 미국에서조차도 그것은 연속사격의 개시처럼 여겨졌다. 그것은 아베 총리의 과거사에 대한 마지막 입장 표명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좀더 폭넓은 미·일 동맹 현안과 관련해, 그의 연설은 캘리포니아에서의 홈스테이 얘기에서 시작한다. 뉴욕의 철강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얘기했다. 그는 미국은 아베 신조에게 어떤 존재인지 개인적인 얘기로 시작했다.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매우 얘기를 잘 했다. 과거를 넘어서 앞으로 할 것에 대한 것이라면 단연 TPP였다. 그는 일본이 농업의 변화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상원의원들에게 매우 솜씨있게 얘기했다. 아베 총리의 방문은 벨트웨이 안(워싱턴)에서는 매우 폭넓게 성공으로 받아들여졌다. 벨트웨이 밖에서는 별로 그렇지는 못했다. 특히 미국의 학계에서 비판이 많았다. 일본 총영사가 맥그로힐을 방문한 뒤 시작된 역사학자들의 비판은 아베 정권이 좀더 솔직하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얘기하라는 촉구로 변해갔다. 내가 하버드 학술회의에 갔을 때 여전히 매우 강한 감정들이 남아있었다. 일본 내에서 일본 역사학자들이나 언론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에 대해 매우 우려가 컸다. 학계에서는 아베의 방문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대화들이 오갔다.

■캐서린 문= 일본과 미국의 관점에서 그것은 매우 성공적인 방문이었다. 아베가 미·일 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은 매우 영리하고 전략적인 행보였다. 그의 미 의회 합동연설은 호주나 동남아에서의 연설에 비해 가장 중요한 국제적인 연단으로 여겨졌다. 전략적으로 아베와 그의 참모들은 매우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나 역시 repentance라는 말에 놀랐다. 어휘 선택의 면에서 매우 대담한 행보였다. repent(뉘우치다, 회개하다)는 미국에서 종교적 어조를 갖는다. 그것은 죄(sin)을 지었다는 의미이고, repent는 그것에 대해 대속(atone)할 것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한번도 사용되지 않은 말이었다. 2차대전 기념공원 방문도 미국 청자, 의회를 고려한 행보였다. 한국의 정치적 엘리트들은 ‘오 이런, 이것은 미·일 관계를 매우 강화하는 것이쟎아’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매우 이상한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두 사람이 한 사람의 애인을 놓고 싸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미국은 분리돼 있지만, 양쪽 모두와 나름대로 충실한 관계를 가지려고 한다. 이따금 그것은 비교하기 어렵고, 그냥 다른 관계일 뿐이다. 물론 두 관계는 군사전략적으로, 지정학적으로 서로 연결돼 있기는 하다. 한국인들은 미·일관계의 렌즈를 통해 한·미관계를 보려는 태도를 성찰하고 스스로 자제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한국에도 별로 생산적이지 않고, 미국에도 생산적이지 않다. 미국 사람들과 정부는 두 동맹을 모두 개선하려고 하지, 하나를 희생해서 다른 것을 강화하려고 하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백악관 국무부 모두 일본 외교관들과 정치 엘리트들에게 한·일관계를 개선하는 것의 중요성을 정말로 강하게 압박했다. 미국인들이 무엇을 하든지에 상관없이 한국인들은 좀더 더 해주기를 원한다. 그런데 무엇을 좀더 해주기를 바라는지는 분명치 않다. 1년 전만 해도 나 역시 미국이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사람들과 대화해본 결과, 미국인들이 일본에 이 이슈가 한·일 관계 개선에 중요하다는 점을 엄청나게 압박했고 좋은 중재자로서 역할을 했구나 하는 점을 깨달았다. 한국이 미국을 더 압박하는 것은 별로 생산적이지 않을 것 같다. 한국은 정부 차원과 시민사회 차원에서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를 모두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지점에 이르러야 한국인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만족해 할 것인가. 일본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해야 한국인들이 잘못 대우 받았고, 희생된 것에 대해 정의가 회복되는 것일지. 우리는 한국 정부나 위안부 문제 활동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알고 있다. 공식적인 사과, 아시아여성기금 같은 것 말고 공식적인 배상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일본이 이 가운데 일부를 충족할지라도, 물론 이 가운데 일부는 정치적으로 도저히 충족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가정적으로 일본이 일부를 충족하더라도 문제는 한국의 일본에 대한 비판이 멈출 것인가이다. 나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이제 일본을 비판하는 것은 한국인들의 일상적인 멘탈리티가 된 것 같기 때문이다. 이제 정치나 정책의 영역에서 매우 개인적인 것, 가령 직장생활에서, 가정생활, 친구들 사이에서 하는 토론의 주제처럼 돼버렸다. 그런 영역을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 과거를 극복하는데 있어 어떠한 화해나 치유도 이뤄지기 어렵다. 한국과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한국인들이 잘못된 대우를 받았다는 느낌을 해소하는 어떠한 건설적인 것도 하기가 어렵다.

<한·일관계에서 미국의 역할>

■손= 1년 전만 해도 미국이 좀더 일본을 압박해야 한다고 믿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미국이 별로 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무엇을 했길래 생각이 변했나.

■문= 미국 정부는 일본과 만날 때 이 문제를 늘 제기한다. 미국은 한국인들이 느끼는 이 문제의 시급성과 열정에 대해 반드시 일본에 전달한다. 미국은 일본이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하고, 그것이 미국의 위치에 도움이 되고 한국, 일본과의 우호관계에 이롭다고 말한다. 나는 일본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분명하고 노골적인 메시지가 전해졌다고 들었다. 주권국가의 관계에서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게 무엇을 언제 하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다. 거기까지는 아니지만 미국 관리들은 그걸 분명히 했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위안부 문제를 얘기하면서 극악한 인권 침해라고 얘기했다. 그것은 일본 사람들 마음을 불편하게 했지만 오바마는 말해버렸다. 미국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그것 이상으로 더 강하게 말할 수는 없다. 그보다 1년 전 힐러리 클린턴은 성노예라고 표현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과거 어떤 행정부보다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역사 문제에 대해 미국이 매우 많이 챙기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모든 정부는 어떤 다른 정부를 바꾸거나 비판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것은 미국의 역할이 아니다. 동시에 일본 정부도 매우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해도 비판한다고 할 것이다. 일본도 중간 쯤에서 만나자고 제안할 인센티브를 느끼지 못할 것. 일본은 이 문제에 대해 더 대화할수록 끝없는 비판과 비난, 더한 요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는 생산적이지 않다. 이것이 유독 아베이기 때문에, 혹은 그의 보수적이고 내셔널리스트한 정향 때문에 더욱 두드러지는 문제인가, 아니면 일본 사회의 일반적인 정책적 지향인가. 그런 문제는 논의해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베 총리 하의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들을 구분해야 한다. 일본 국민들의 대다수는 재군사화를 반대하고 주변국들과 잘 못지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한국과 중국이 일본을 이런 식으로 계속 푸시하면 일본의 일반여론도 바뀔 수 있다. 무엇을 하든지간에 유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포기해버릴 것이다. 총리나 대통령은 왔다가 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대로 남아있다.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은 일본 국민을 진지하게 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일본인의 DNA에 군국주의가 박혀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 일본인으로 태어난 사람은 필시 군국주의적이다? 그것은 화해로 가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생각이다. 동아시아연구소(EAI)와 일본의 비영리단체 겐론(言論)이 한국과 일본에서 매년 여론조사를 한다. 2015년 조사에서 한국, 일본 사람들의 생각에 무엇이 한일관계 갈등을 초래하는가, 서로를 어떻게 보느냐라는 물음에, 한국인들은 군국주의가 일본의 본성이라고 본 사람이 57%였다. 작년 53%보다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한일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한국인의 7.6%만이 일본의 군사력 증강이라고 답했다. 사람들의 심리적 이미지와 현실적 판단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덜 군사화된 나라들 중 하나다. 반면 한국은 가장 군사화된 나라들 중 하나다. 한국인들은 역사적인 경험 때문에 일본을 군국주의적 이미지로 생각하지만 한일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로는 일본의 군사력을 꼽는 사람은 매우 적었다. 사람들의 심리적, 감정적인 것을 좀 분리해서 분석해봐야 할 것 같다.

■손= 미국이 한일 사이에서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 커트 캠벨 같은 사람들은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한다고 보는데.

■스미스= 나는 중재자보다는 촉진자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감정적 문제들을 포함해 전쟁 유산 문제들은 일본 국민들과 한국 국민들만 해결할 수 있다. 미국은 양국 국민들이 서로에 대해 느끼는 것, 인식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은 이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시도는 했다. 몇가지 예를 들자면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뒤에 백악관, 청와대, 일본총리실은 ‘이것은 너무 많이 나갔다’는 미국의 주장에 따라 양국 정상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할 필요가 있겠다고 해서 헤이그에서 3국 정상회담이 열렸다. 그것이 다시 궤도로 돌아오게 했다. 그렇게 해서 3국이 북한 문제를 다시 논의하고, 방위 관련 협력을 좀더 생산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그것은 또한 한국과 일본이 서로 마주앉아서 얘기를 나누게 되는 장을 열어줬다. 한·일 국장급 레벨에서 논의를 시작했고, 이어 차관 레벨의 논의로 이어졌다. 그게 최근 한·미·일 차관 회의로 나타났다. 역사 화해는 결국 양자적인 것이다. 미국이 뭐라고 말하든 간에 한국인들이 일본을 어떻게 인식하느냐, 일본인들이 한국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중요하다. 미국은 어떤 순간에 뭔가를 할 수는 있다. 나는 미국 외교관들이 매우 효과적으로 시도를 해봤다고 본다. 이렇게 하면 한·일 양자 과정을 좀 부드럽게 하겠구나 하는 식으로. 위안부에 대한 오바마의 언급은 일본 내에 큰 영향을 줬다. 그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인권의 측면에서 21세기의 문제를 다루는데 19세기의 언어로 할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단 표현을 바꾸는 것이 우선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얘기하고, 풀어나갈 것인지와 직결. 아베가 오기 전에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썼다. 그게 별로 커보이지 않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일본 지도자가 이 문제를 접근하는 사고방식을 바꾼다는 점에서 매우 큰 변화다.

■손= 인신매매라는 말은 오히려 한국에서는 역효과를 불렀다.

■스미스= 알고 있다. 그 말 자체로 한국인들이 아베를 용서해달라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작은 변화이다. 내가 보기에는 일본 사람들과 계속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지 매우 활발한 논쟁을 이어오고 있고, 그것이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일본 정부가 이제 그 문제를 바라보는 렌즈를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아베 총리가 워싱턴에서 한 말도 한국에서는 별로 평가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아베는 고노 담화를 수정하지 않을 것이며, 그런 의도도 없다고 말했다. 그것은 전세계 청중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 때 한 말이었다. 그 비슷한 말을 도쿄에서 한 적이 있는데, 하지만 미국 대통령 옆에서 영어로 동시통역되는 자리에서 분명히 말한 것은 차원이 다르다.

<한·일관계의 악화 배경과 전망>

■손= 한·일 관계는 갈수록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왜 이렇게 됐을까.

■스미스= 2012년이 정상 수준에서 한일관계가 가장 나빴던 때이다. 3년이 흘렀다. 3년간의 외교적 소원함은 엄청난 비용을 치렀다. 혐오 스피치가 대표적인 예이다. 일상적으로 일본을 욕하는 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이제 한국에 대해 그렇게 하기 시작했다. 도쿄에 조금만 머물러보면 알게되지만, 한국이 미친 나쁜 영향에 대해 매우 많이 듣게 된다. 양측에 만연한 그런 대중적 반감이 그냥 아무런 여과 없이 행해지도록 방치됐다. 물론 일본 정부는 일본 정치적 삶에서 혐오 스피치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고 하기는 했다. 하지만 외교적 소원은 그저 사람들이 서로 만나지 않는 것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많은 내셔널리스트, 차별적인 정치행위가 들어설 공간을 제공한다. 언젠가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날 기회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회복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물론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들의 차별이 과거에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을 하는 정치적 공간이 과거에 비해 더욱 확대됐다. 이제 그것을 고치는 것은 정상이 한번 만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타협에 이른다고 해도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러한 손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양국 정부, 시민사회의 매우 지난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 몇달간 관찰하며 양국 정상들의 성명만으로는 문제를 치유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는 좀더 폭넓고, 좀더 크게 생각해야 한다. 정부 밖에 있는 사람들이 좀더 창의력을 발휘할 여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좀더 크게 생각하자는 것은, 한국도 일본도 한일기본조약을 다시 쓰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양국 정부 간에 좀더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포괄적인 정치적인 야망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김대중-오부치가 했다. 하지만 그때는 시민사회의 폭넓은 참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제는 정치적인 악수를 넘어서 좀더 크게 생각할 때이다. 좀더 폭넓게 가야 한다는 것은 전쟁의 기억에 대한 것이다. 양국 차원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차원에서. 각국에서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며, 전후문제 해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섬 영유권 문제, 위안부, 강제징용, 일본 헌법, 중국의 미래에 대한 열망 등 전후문제 해결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미국 정책결정자들은 그런 문제를 얘기하는데 준비가 돼있지 않다. 일본과 주변국의 역사 문제는 양자관계이지만, 우리의 정책이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은 무엇이 올바른 역사 해석이어야 하는가 논쟁을 벌이는 장소로 여겨진다. 학계에서는 21세기의 아시아를 논의하기 위해 좀더 폭넓은 이니셔티브를 취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게 꼭 누가 옳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 것인지. 그것은 정부 차원의 수준을 넘어선다.

■손= 미국의 역할을 계속 끌어들이게 되는 이유는, 이 문제가 전후문제 해결, 전후 질서 형성과 직결돼 있고, 전후 질서는 미국 주도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존 다우어 같은 학자들은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 체제를 다시 들여다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미스= 현실적으로 볼 필요가 있는게 미국의 어떤 주체가 해야 할 것인가. 미국 정부가 선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것이 올바른 질서이기 때문에 이렇게 가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형성, 전후 질서의 형성을 좀더 폭넓고 깊게 봐야할 것이다. 그것이 동북아 지역의 국가와 사회에 무엇을 의미할까. 정책의 영역에서 문제는 이러한 전후 질서에 대한 문제제기는 동북아 국가들에서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는데, 동시에 봐야 할 것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지정, 전략적인 변화의 순간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부상은 이 역사 논쟁을 좀더 다른 성격으로 특징짓고 있다. 화해 자체도 엄청난 과제이지만, 이제 화해만 이뤄지면 끝나는 역사 논쟁이 아니라 아시아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어떠한 새로운 질서가 정당할 것인지의 문제와 직결된다. 그래서 규범적 차원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중국이 전후질서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 학계의 역할, 시민사회의 역할을 좀더 구분해서 봐야 하지 않나 한다. 분명한 것은 이것이 더이상 과거에 대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아태지역에서의 전후 질서를 다시 짜는 문제와 연결돼 있다. 미국이 이 논의에서 지시할 위치는 아니지만 논의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문= 한일 관계에서 어떤 이슈들은 과거에 이슈가 아니었다. 가령 독도/다케시마 이슈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어업협정이라는 이름으로 매우 조용하고, 정치화되지 않도록 관리됐다. 한국의 민주화 이후 김영삼 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가 독도/다케시마 이슈를 어업협정에서 떼어내서 각자 국내정치에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치이슈화했다. 국내정치적으로 소비한 것이다. 이따금 ‘일본인들은 늘 그렇다’, ‘한국인들은 늘 그렇다 그게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그것은 역사적으로도 정확하지 않은 말이다. 그것은 심리적으로도 문제를 오히려 키우는 견해다. 독도/다케시마 문제는 분명히 1990년대 초반 국내정치적 이유 때문에 커졌고, 모든 종류의 역사 이슈의 상징처럼 돼버렸다. 사람들은 그런 점은 잘 생각하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조약이 독도/다케시마 문제를 다루지는 않았다. 그 문제를 다루지 않았어도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왜, 어느 시점에는 그것이 정치적인 이슈가 되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과거에는 어떻게 해서 그것이 잘 관리될 수 있었는지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비정치화되고 행정적으로 잘 관리할 때도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전후 강화조약 질서가 어떻게 됐든지 간에 현실은 긴장의 상당 부분은, 특히 한국 쪽 얘기인데, 한국이 빠른 산업화와 수출시장에 대한 학습 등에서 더이상 일본의 학생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나오는 것 같다. 한국이 과거 1950년대부터 수십년간처럼 더이상 일본 뒤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GDP나 경제규모는 여전히 일본이 앞서있지만, 한국인들은 스스로 여러 차원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다고 본다. 한일 간 긴장의 일부는 한국의 성공, 한국이 이 지역에서 중요한 행위자가 됐다는 자각, 한국의 생산품, 한국 대중문화가 지역과 세계에서 괄목할만한 경쟁자로 떠오른 것과 관계있다. 동시에 일본이 1980년대에 미국마저 두려워할 슈퍼스타 경제에서 1990년대 이후 계속해서 경제적으로 추락하는 것과도 관계있다. 불행히도 두 사회는 경제적 흐름, 미래 권력, 미래 영향력, 미래 영광에 대한 인식 면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것이 한국인들을 좀더 공격적으로 만들고 일본인들은 좀더 방어적으로 만든다. 2차대전 이후 시기에 지금과 다른 조약 시스템이 달랐다 하더라도 지금 얘기했던 경제적 흐름이 일어나는 한 양국 사이의 이러한 긴장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역사 이슈를 볼 때 대부분 학자들은 일본 정부와 국민들은 많은 이유에서 전후 유산과 싸우느라 매우 힘든 때를 보냈다는 것을 안다. 일본은 유일하게 원폭을 당한 국가이고, 미국의 등에 업혀 전후 복구를 했고, 그게 내재된 국가적 심리다. 일본 정부가 계속 야기하는 교과서 문제는 정말 문제다. 일본이 최근 몇달간 한국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계속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일본은 좀더 잘 해야 한다. 분명하고 좀더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는데 있어. 아베 총리가 고노담화, 무라야마담화를 수정하지 않고 계승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고노담화가 정당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검증하려는 등의 시도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태다. 한국사람들은 저러는데 어떻게 일본인들의 전쟁 역사에 대한 감정과 사과를 믿을 수 있느냐고 말할 수밖에 없다.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일본 정부 쪽의 일관성이 정말 중요하다. 이 잘못된 행동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그것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면 그것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총리나 그의 내각 멤버들이 뭔가 좀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하면 한국인들 입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게 일본인들이 좀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그들이 한 말을 일관된 방식으로 지키는 것이다.

■스미스= 일관성과 관련해서 일본인들도 한국인들에 대해 제기하는 것이다. 왜 한국 정부는 좀더 일관되지 못하느냐. 왜 새 대통령이 들어올 때마다 바뀌느냐. 왜 맨날 골대가 바뀌느냐. 그게 일본 정부 쪽에서 하는 얘기다.

■문= 우리(미국 전문가)의 역할은 양측 정부가 모두 일관되게 하는 것인가. (웃음)

■스미스= 일본 내의 전쟁 기억에 대한 논쟁은 언제나 분열돼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분열돼 있다는 뜻은 아니다. 고노 담화에서부터 정치적 논쟁이 모멘텀을 얻었다. 보수적인 정치인들중에, 그 때는 자민당에 있다가 이제 다른 당으로 나간 사람들 중에 문제를 삼았다. 그들은 팩트 자체를 잘 몰랐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주도한 고노담화 검증은 일본 유신회의 야마다 히로시 의원에 대한 대응이었다. 그는 끈질기게 고노 전 장관을 중의원에 출석시켜 왜 일본인들에게 거짓말을 했는지 증언하게 하려고 했다. 우파 쪽에서 고노 담화에 대한 엄청난 뒷다리잡기가 있었다. 솔직히 말해 그것은 정책 그 자체와 고노담화를 도출하게 된 과정, 위안부 여성들의 경험적 증언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정보 때문이었다. 국내정치적 이유 때문에 왜곡된 정보들이 엄청나게 많았지만, 검증을 결국 시작했다. 그들은 총리가 그들에게 심정적으로 동조하기 때문에 고노담화를 뒤집을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결국 아베는 그렇지 않았다. 스가는 정책 리뷰에서 아시아여성평화기금에 참여했던 좌우 양측의 사람들로부터 얘기를 들었고,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공개하지 않았다. 내가 보기에 흥미로운 것은 한일 양측 모두 상대가 믿을만하지 않다고 본다는 점이다. 한국의 새 정부와 일본의 새 정부가 뭔가를 하고 나면 다음 정부가 뒤집는다는 식이다. 또한 양측이 서로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내가 한국 외교관들과 학자들을 만날 때마다 일본이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물어본다. 최종 결론까지는 아니라도 최종 해결에 이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진정성있고, 전적인 책임 인정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무엇이 이런 상황을 최종적으로 종료하게 할 수 있느냐고. 이 인터뷰의 범위를 넘어서는 문제이겠지만 역사는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고, 언제나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도 아니다. 역사는 한번 그렇게 얘기했으니 이제 두번다시 재론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 삶에서도 내 어린 시절의 부모와의 관계를 되돌아가보고는 한다.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언제나 한국과 일본 간의 대화, 일본과 중국 간의 대화, 한국과 중국 간의 대화이다. 그것이 동북아 지역 관계의 구성원리의 일부이다. 왜 이러한 전후 질서가 시작됐고, 누가 배제됐는가. 단지 샌프란시스코조약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현실적으로는 외교관과 정치인들이 양국 국민들이 느끼는 지점들이 겹치고 그들이 지지할 부분을 솔직한 태도로 찾아내는 것이다. 그게 내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어느 순간 정상 차원에서 외교적 소원이 그것조차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총리도 그랬다. 아베 총리와 박 대통령이 그것을 이어받았다. 이미 나빠진 관계를 유산으로 이어받았다. 한발쯤 물러서서 양국 국민들이 공통의 명분을 찾아 모두 승인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거다. 전쟁의 기억, 전쟁의 유산을 지우자거나 잊자거나 완전히 해결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디서 공통분모를 찾아서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나 역시 마법의 주문 같은 해법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52명의 위안부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이다(편집자 주: 6월11일 김외한·김달선 할머니가 별세하며 50명으로 줄었다). 이 분들은 이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존엄성을 갖고 다뤄져야 할 분들이다. 이 분들의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삶이나 그 가족들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보고 싶어한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는 토론 과정에서 그 분들의 존재는 별로 안중에 없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가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해야 한다. 한일 양국이 1998년 김대중-오부치 발표처럼 과거사를 잘 다뤄나갔던 때도 있었고, 바다 영유권 문제도 잘 다루기도 했다. 일본은 그 때로 되돌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오늘날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들여다보면 모든 건설적인 대화의 장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한중일 3국 관계를 촉진했던 나라였는데, 섬(편집자 주: 센카쿠/댜오위다오) 문제가 불거지며 중국이 그것을 중단했다. 한국이 그 대화의 장을 복원하는데 앞장서줬으면 좋겠다. 물론 그 자리에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전쟁 기억에 대한 화해의 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식이 됐건 매우 귀중한 장이 될 것이다. 그 외에 아세안 중심의 다자 협의체가 있다. 물론 그 쪽도 중국의 부상 때문에 약간 부서지고 있기는 하다. 이것은 한일관계와 직결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제도적으로 우리가 이뤄놓았던 많은 것들이 쉽게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이 제도들이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투자하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이 장들이 문제 해결까지 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대화의 장마저 해체되지는 말아야 한다. 잠깐 멈춰서 전쟁의 유산을 넘어서는 공통의 명분을 찾아내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우선적으로 함께 생각해봤으면 하는 것이다.

■문= 단지 정부, 시민사회, 학계뿐만 아니라 경제계 간의 관계도 한일관계 중에서 매우 강한 부분이다. 재계 지도자들이 한층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 한일관계는 단지 역사 이슈로만 엮여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 안보 이슈로도 매우 긴밀하게 엮여있다. 최근 몇년 간 역사 이슈가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해버렸다. 역사 이슈가 좋은 양자관계를 갈라놓게 하지 말아야 한다. 현실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매우 많이 필요로 하고, 특히 경제적, 군사적으로 강한 중국에 직면해서 더 그렇다. 그것은 매우 세련된 이론이 아니다. 그저 실용적으로 생각해봐도 두 작은 나라가 더 긴밀한 관계를 가질 때 각자 더 강해질 수 있다. 최근 게이단롄 회장이 일본 정부는 중국과 한국 내의 대중적인 감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강조하며 그의 단체가 한국, 중국의 재계와 관계를 강화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매우 긍정적인 것이라고 본다. 한국과 중국에서도 그러한 얘기가 더 나와야 한다. 시민사회 차원, 학생 교류 등 민-민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안좋을 때 정치 엘리트들도 톤을 다른 방향으로 가져가기 어렵다. 단순히 K-pop 문화교류 정도가 아니라 민간 부문, 교육자, 학자들이 긴밀히 교류하는 것이, 지금처럼 역사 갈등이 각 가정의 안방까지 일상화돼 있는 상황에서 절실하다. 게리단롄 같은 제스처가 양측 모두에서 필요하다.

<한·일 양국 정상에 기대하는 것>

■손= 스미스 박사에게,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듣고 싶은 말은? 문 박사에게, 아베 총리로부터 듣고 싶은 말은?

■스미스= 박 대통령이 워싱턴에 와서 일본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않는다. 아베 총리에게 그랬듯이 박 대통령의 방문이 한일관계를 해결할 장소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그녀가 주변국과의 관계, 한국의 장기적 이익과 관련해 무슨 얘기를 할 지 주목할 것이다. 이런 걸 얘기할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녀는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가 그 말로써 무엇을 보기를 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 나는 좌든 우든,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상관없이 누군가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얘기하기 시작하면 약간 불편하다. 독선적으로 여겨진다. 그것이 진보적, 좌파적 독선일 수도 있고, 나는 미국인이다. 누구도 나에게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강요할 수는 없다. 나는 그녀에게 이걸 바꾸라고 하고 싶지는 않고, 다만 독선적으로 들릴 수 있는 말은 피해주기를 바란다. 그녀는 아베가 워싱턴을 방문한 뒤에 약간 톤을 바꿨다. 역사문제가 한일관계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면서 근시안적인 태도를 벗기 시작했다. 그녀는 일본에 대해 얘기할 때 아베 담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렛대를 많이 갖고 있다고 본다. 그녀는 아베가 담화를 최종 확정하기 전에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따라서 그녀가 원하는 결과를 어느 정도 만들어갈 수 있다. 만약 그녀가 이번 워싱턴 방문을 한국이 가진 불만을 얘기하는데 할애한다면 별로 긍정적으로 만들어가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만약 이번 방문을 한국과 일본이 어디로 갈 것인지 낙관적인 방향으로 활용한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낳으리라고 본다. 아베 담화가 있기때문만은 아니고, 9월에 중국이 항일전쟁 승리를 기념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그녀가 실수하지 않기를 바란다. 좀더 폭넓은 지정전략적 상황 속에서 전후 질서와 아시아의 미래에 대해 톤을 정한다면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문= 박 대통령은 자신이 갖고 있는 지역 차원의 정책인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임기 초 그 구상을 발표했지만 그 이후 별로 발전되지 못했다. 박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그것을 유산으로 만들고 싶어할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평화구축, 신뢰구축이 북한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일본에 대해서도 이뤄져야 한다. 일본의 반응을 만들어가기에 워싱턴은 좋은 곳이다. 아베는 그의 방문기간 동안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계속 강조했다. 일본의 미래, 그리고 일본이 나머지 세계와 함께 만들어갈 미래 말이다. 바람직한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박 대통령에게도 효과적일 것이다. 한국 언론과 대중은 때로 정치 지도자가 다른 나라와 일함에 있어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며 생산적일 수 있는 능력을 묶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지도자가 여러 가지 이슈를 얘기하러 가는데 한두가지 이슈에만 과도하게 주목해 방문의 성공, 실패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별로 생산적이지 않다. 어떤 점에서는 대중들도 그녀와 협력해야 한다.

■손= 두 사람의 견해 차이가 좀더 드러났으면 원했는데, 얘기를 하고 보니 별로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문= 우리 둘 다 미국인이다. 실라와 나는 여러 연구 프로젝트를 같이 했고. 우리가 꼭 이견을 갖고 있을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우리는 학자, 분석가이다. 우리는 어떤 나라의 뜻도 대변하지 않는다. 그 점을 좀 분명히 해줬으면 좋겠다. 때로 사람들은 워싱턴에 있는 사람들이 특정 정부의 뜻을 대변해줘야 한다고 믿는데, 그렇지 않다. 우리는 미국인이고, 그 이전에 학자요 분석가다. 그게 우리의 첫번째 정체성이다. 비록 우리가 정치적 견해를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모든 쪽의 목소리를 다 들어보고 우리 자신의 판단을 하도록 훈련 받는다.

■손= 두 분 모두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 이상의 대화가 한국 독자들이 한·일관계에 대한 워싱턴 내의 분위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이하는 박 대통령이 방미를 연기한 뒤 주고 받은 질문과 답변들이다.

<한·일수교 50주년과 종전 70주년 아베 담화>

■손= 박근혜 대통령 방미 연기에 대한 생각은.

■스미스=나는 중요한 외교적 모멘텀이 형성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방문을 연기해 실망했다. 박 대통령이 워싱턴에 오는 것은 종전 70주년을 맞는 어려운 지역적 상황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발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문= 박 대통령의 방미 연기는 매우 합리적인 이유에서 이뤄졌고, 그것에 대해 놀라거나 언짢아할 미국인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이번 일이 국제적인 공공보건 협력에 대한 한국의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손= 6월22일 한·일 수교 50주년에 즈음해 한·일 간 물밑접촉이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 협상 상당부분 진전됐고, 마무리단계’라고 했는데, 뭔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가.

■스미스=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일은 기회를 제공한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축하를 기대한다. 박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 인터뷰를 진심으로 받아들였고, 그녀가 이룬 성취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되기를 고대한다.

■문= 박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 협상이 최종 단계에 와있다는 언급과 윤병세 장관이 수교 50주년 행사 참석차 도쿄 방문을 논의하는 것은 얼마간 진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양측 모두에 이 문제는 매우 민감하고, 양측에 걸려있는 이해관계도 많아서 양측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은 아베 총리가 한국인들과 다른 아시아인들을 달래는 연설을 하기 전까지 너무 유화적으로 보이기 원치 않을 것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나 정부 내 부패, 메르스 사태 등으로 국민들의 심각한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 부담이 많다. 긍정적인 대외관계 제스처는 박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일본에 굴복한다는 어떠한 신호도 박근혜 정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손= 아베 총리의 8월 담화에서 기대하는 것은.

■문= 가장 합리적인 예상은 일본이 한국, 중국 등 다른 아시아국가들과 긴장을 조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워싱턴에서 했던 긍정적 발언을 고려하면 거기서 더 나아가 아시아인들에 대해서도 화해하는 발언을 하리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워싱턴에서 얻었던 호응을 잃을지도 모른다. 일본과 아시아를 평화와 번영으로 이뤄진 공통의 미래로 안내하면서 아시아의 이웃들과 화해하겠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낸다면 환영 받을 것이다.

■스미스= 일본 의회에서의 연설은 아시아에 대한 화해를 표현하는 말들이 담겨야 한다고 본다. 종전 70주년은 현대의 아시아를 형성한 이 지역의 거칠었던 갈등을 기억해야 하는 때이다. 그 참혹한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이나 아시아 재건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아베 총리도 미래세대에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할 책임이 있다. 아베 총리는 눈을 똑바로 뜨고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해 솔직해야 한다. 그래야 이 지역 모든 사람들이 그런 전쟁 재발의 공포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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