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이 유리로 된 15층 건물 층층이 자동차가 진열돼 있다. 페라리와 포르쉐, 람보르기니, 벤틀리, 멕라렌 등 최고급·초고가 브랜드의 중고 스포츠카와 슈퍼카들이다.
고객은 건물 1층에 마련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준비된 자동차들을 살펴본 뒤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른다. 선택 버튼을 누르면 건물 내 설치된 기계가 해당 자동차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차를 꺼내 운반한다. 1층 고객이 있는 자리까지 옮겨기는데 1~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싱가포르 도심 외곽 부킷메라 지역에 위치한 ‘자동차 자판기’는 현지 중고차업체 오토반모터스(Autobahn Motors)가 지난해 12월 만들었다.
회사 공동대표인 게리 홍은 3년 전 아들과 장난감 전문점 토이저러스에 갔다가 건물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성냥갑 자동차들이 진열된 것을 보고 생각이 났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에 18일(현지시간) 말했다.장난감 차를 쌓아놓는 것처럼 최대 60대를 채울 수 있는 자동차용 자판기를 건축한 것이다.
게리 홍은 1989년 가업으로 시작한 중고차 중개업을 가족들과 함께 이끌고 있다. 원래 3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서 장사를 했다. 그러다 가게를 이전할 준비를 하면서 나라의 면적이 좁아 토지 사용이 제한적인 싱가포르 환경에 맞으면서 효과적으로 차들을 전시할 방법을 궁리했고, 자판기 형식의 설계를 떠올린 것이다.
건물을 완성하는데 들어간 돈은 총 300만 달러(33억원). 그러나 자판기에서 중고차를 뽑으려는 고객들이 찾아오면 매출은 전보다 30%가 늘었다.
건축가들뿐 아니라 부동산업자들의 관심도 높은데다 지역의 명물이 되면서 유명세도 타고 있다. 회사 측이 자동차 자판기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설명하기 위해 만든 영상은 지난 10일 유튜브에 게재된 이후 10여일 만에 45만건 이상의 조횟수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