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효과' 못누린 트럼프…바이든 우위 속 '트럼프 숨은표' 가능성도 나와

문주영 기자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지난 26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역사 성지 ‘맥헨리 요새’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박수를 치고 있다.                                            볼티모어ㅣ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지난 26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역사 성지 ‘맥헨리 요새’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박수를 치고 있다. 볼티모어ㅣAFP연합뉴스

미국의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 후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호도는 변화가 없는 반면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선호도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우위가 지속되고 있지만 일각에선 2016년 대선 때처럼 여론조사에서 침묵하는 ‘샤이 트럼프’가 상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A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28~29(현지시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화당 전당대회(24~27일)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31%를 기록했다. 이는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인 지난 21~22일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의 32%와 비슷한 수준이다.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오히려 4%포인트 하락했다. 통상 전당대회 직후 지지층 결집 등으로 호감도가 높아지는 ‘전대효과’(conventional bounce)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가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 직후 호감도가 5%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

반면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46%를 기록했다. 민주당 전대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5%포인트 상승했고,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의 호감도는 7%포인트나 상승했다.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의원의 경우 상승세가 더 극적이다. 해리스 의원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 11일 지명 당시 35%에서 전당대회 직후 43%로 껑충 뛰어올랐다.

트럼프가 지난 대선 때 만큼 전대효과를 누리지 못한 데는 코로나19 부실 대응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 매체인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전당대회에서 코로나19에 잘 대응했다는 메시지 전파에 주력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63%를 기록, 지난 7월 중순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유권자들의 성향이 양극화되면서 전대효과가 예전만 못하고, 코로나19 우려 때문에 가상 형식으로 치러지면서 전반적으로 전당대회에 대한 영향력이 낮아졌다고 미국 언론 복스는 분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실제 대선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2016년 대선 때 보여준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대선 결과의 차이를 들면서 유권자들이 더이상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퓨리서치센터가 이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 전 대통령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8%포인트 앞서있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실제 대선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46~51%의 지지율로 바이든 전 대통령을 이길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가 이길수 없다는 통념이 잘못된 것”이라는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의 분석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숨은 표가 많다는 것이다. 이번달 실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도 ‘이웃들이 바이든보다 트럼프에게 더 많이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그 반대보다 5%포인트 더 많았다.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바이든과 비교할 때 트럼프를 향한 (지지 유권자들의) 열정이 핵심 지역들에서 정상보다 높다”면서 이변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예측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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