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모리슨 총리와 잇따라 통화…‘중국 세력 확장 견제’ 협력 당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1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호주 정상과 통화하며 동맹국과의 관계 강화 의지를 확인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날 세 정상과 통화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동맹’을 강조했는데, 중국의 역내 세력확장을 견제하는 데 협력해달라는 당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바이든 당선자는 전날 영국,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캐나다 총리와 통화하면서 ‘대서양 동맹’과의 협력 재건을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미 재향군인의날인 이날 오전 델라웨어 인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의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참전 군인들의 넋을 기리는 동시에 ‘한·미 동맹 강화’라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됐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12일 오전 9시) 문재인 대통령과 14분간 통화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으로서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왼쪽 사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오른쪽) 일본 총리와 통화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모리슨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과 호주는 가치와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동맹 강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또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과 번영 유지를 포함해 많은 공동 과제에 대해 호주와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자는 스가 총리와의 통화에서 (중국과 영토 분쟁지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미·일 안전보장조약 제5조가 적용된다고 말했다고 스가 총리가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 조항은 일본 영역이나 주일 미군기지의 어느 한쪽에 대한 무력 공격이 있는 경우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공통의 위험에 대처토록 규정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자 측도 스가 총리와의 통화와 관련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춧돌’(cornerstone·코너스톤)로서 코로나19 대응, 기후변화 대처 등 미·일 동맹 공동의 약속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특히 바이든 당선자는 한국, 일본, 호주 등 3개국 정상 통화에서 모두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 문제를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력한 대중국 압박 전략을 바이든 행정부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며 지역 동맹국들의 동참 필요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