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홍콩 내 자국 기업에 사업 위험성 경고…중국 관리 7명 추가 제재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미국, 홍콩 내 자국 기업에 사업 위험성 경고…중국 관리 7명 추가 제재

미국은 16일(현지시간) 홍콩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과 개인들을 향해 중국 및 홍콩 당국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경보를 내리고 중국 관리 7명을 추가로 제재 명단에 올렸다. 최근 강제노동과 인권유린을 이유로 중국 신장 지역에 관련된 기업과 거래·투자를 끊으라고 경고한 데 이어 홍콩 내 사업 활동의 위험성도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은 “단호하게 반격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미 국무부 등 관련 부처는 이날 공동으로 홍콩에서 사업 활동의 위험을 경고하는 9쪽짜리 권고문을 발표했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시행한 이후 홍콩에서 이뤄지는 미국 기업들의 활동에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6월30일부터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을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고 있다.

국무부는 권고문을 요약한 성명에서 기업들이 보유한 자료에 대한 위험, 거래 관련 위험, 사업에 중요한 정보 접근 제한, 홍콩이나 중국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기업이나 개인과 관여한 기업에 대한 위험 등을 나열했다. 권고문은 “(홍콩에서) 기업들은 영장 없이 전자적으로 이뤄지는 감시의 위험 및 당국에 기업 및 고객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고문은 또한 홍콩 내 기업이나 개인이 미국이나 다른 국제적 제재를 준수했다는 이유로 중국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별도로 천둥(陳冬) 등 중국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소속 간부 7명을 홍콩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에 적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한 혐의로 제재 명단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미 의회에서 통과된 ‘홍콩자치법’에 근거한 것으로 미국 내 자산 동결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자 중국 본토와 달리 홍콩에 부여해온 관세, 투자, 비자 발급 등과 관련한 특별대우를 박탈했다. 중국이 홍콩에 부여하기로 약속한 고도의 자치가 더이상 보장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홍콩 관련 질문을 받고 “홍콩 상황이 악화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홍콩에 관한 대응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콩 관련 경보와 추가 제재는 18일부터 시작되는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의 한국, 일본, 몽골 등 아시아 아시아 순방 직전에 나왔다. 미국과 중국은 셔먼 부장관의 아시아 순방에 중국 방문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무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자료에선 중국 방문은 언급되지 않았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민주주의 및 인권 탄압을 강력 비판하며 제재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13일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 무역대표부, 노동부가 공동으로 지난해 7월 발령된 신장 공급망 관련 경보를 갱신하면서 신장 지역 강제노동 및 인권유린과 연관된 기업과 거래 또는 투자를 할 경우 미국 법에 저촉될 수 있으므로 거래를 끊으라고 촉구했다.

중국은 미국의 홍콩 관련 경보와 중국 관리 추가 제재를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하며 보복을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의 제재는 기껏해야 휴지 조각일 뿐”이라면서 “제재로 중국을 압박하려는 것은 허황된 망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홍콩 사무는 순전히 중국 내정”이라면서 “어떠한 외세든 홍콩 사무에 관여하려는 것은 왕개미가 큰 나무를 흔들어 움직이려 하는 것으로, 주제 파악을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특파원공서는 “어떤 외세라도 중국을 괴롭히려 하면, 14억 중국 인민의 피와 살로 쌓은 강철 만리장성 앞에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발언을 인용하며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