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지하철에 갇혀···중국 정저우서 25명 사망

윤기은 기자

폭우로 지하철에 갇혀···중국 정저우서 25명 사망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 기록적일 폭우가 내리며 지하철 안으로 물이 차 있다. @thepapercn 트위터 캡쳐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 기록적일 폭우가 내리며 지하철 안으로 물이 차 있다. @thepapercn 트위터 캡쳐

1시간 동안 201.9㎜ 가량 집중호우

병원 잠기고 공장에 물 차며 폭발도

중국 정저우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시민 25명이 숨졌다. 사망자 일부는 빗물이 차오르는 지하철 열차 안에 갇혀 있었다.

신화통신은 21일 중부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에서 폭우로 25명이 숨지고, 주민 10만명이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저녁 정저우 지하철 일부 구간이 침수되면서 승객 500여명이 갇히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12명은 숨진채 발견됐다. 부상자도 5명 나왔다. 정저우시는 7개 노선 148개역이 있는 지하철 전 구간의 운행을 중단했다.

지하철에 타고 있었던 한 승객은 다샹뉴스 인터뷰에서 “오후 6시50분쯤 지하철 5호선이 갑자기 운행을 멈췄고 폭우로 인해 지하철 안으로 물이 밀려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승객에 따르면 지하철 안에 있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물이 열차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큰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30분 뒤 물이 어깨 높이까지 차올랐다. 객차 내 산소도 점점 희박해지자 승객들은 불안에 떨었고, 스마트폰으로 현장 동영상을 찍어 외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또 다른 승객은 당시 한 임산부가 혼절했다고 중국 국영방송 CCTV에 밝혔다.

20일 중국 중부 허난성의 성도인 정저우에 내린 폭우로 자동차 한 대가 반쯤 물에 잠긴 채 멈춰 서 있다. 이날 정저우에서는 기록적인 폭우로 지하철에 갇힌 시민 12명이 숨졌으며 주민 10만 명이 긴급 대피했다.  신화|연합뉴스

20일 중국 중부 허난성의 성도인 정저우에 내린 폭우로 자동차 한 대가 반쯤 물에 잠긴 채 멈춰 서 있다. 이날 정저우에서는 기록적인 폭우로 지하철에 갇힌 시민 12명이 숨졌으며 주민 10만 명이 긴급 대피했다.  신화|연합뉴스

허난성의 다른 인프라들도 홍수로 인해 파손됐다. CCTV는 정저우대 제1 부속병원도 물에 잠겼다고 전했다. 정저우시 일부 지역에는 전기와 식수 공급이 끊겼고 제방이 유실됐다. 허난성 덩펑시 알루미늄 합금공장에선 강물이 범람해 공장 내부로 들어와 고온의 화학물질과 닿아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또 이촨현의 댐에 균열이 생겨 붕괴할 위험이 높아지자 인민해방군 병력이 긴급 투입됐다.

허난성에는 최근 1951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많은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정저우에서는 이날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에만 201.9㎜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사흘간 정저우의 누적 강수량은 617.1㎜에 이르렀다. 정저우의 연간 평균 강수량 640.8㎜에 근접하는 수치다.

지역 당국은 홍수 대응 태세를 1급으로 상향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홍수 상황이 매우 심각해지자 각급 간부들에게 “인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 신속히 재난을 예방하고,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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