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가수 핑크 “노르웨이 여자 비치핸드볼팀 ‘반바지 벌금’은 내가 낼게”

박은하 기자

‘비키니 규정 항의’ 지지
여성 선수들, 성적 대상화에 반기

불가리아에서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유럽 비치핸드볼선수권대회에 비키니 대신 반바지를 입고 출전한 노르웨이 여자 비치핸드볼 대표팀.  노르웨이비치핸드볼협회

불가리아에서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유럽 비치핸드볼선수권대회에 비키니 대신 반바지를 입고 출전한 노르웨이 여자 비치핸드볼 대표팀. 노르웨이비치핸드볼협회

비키니가 아닌 반바지 유니폼을 입었다가 규정 위반으로 벌금을 물게 된 노르웨이 여자 비치핸드볼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유명 팝가수 핑크가 대신 벌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OBS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여성 선수들의 신체 특정 부위를 클로즈업하는 중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여성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도쿄 올림픽 전후로 확산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팝가수 핑크(사진)는 자신의 트위터에 “성차별적 유니폼 규정에 항의한 노르웨이 여자 비치핸드볼 대표팀이 자랑스럽다”며 “유럽핸드볼연맹이야말로 성차별에 대한 벌금을 물어야 한다. 내가 기꺼이 벌금을 낼 테니 계속 싸워 달라”는 글을 올렸다.

유럽핸드볼연맹은 지난 18일 불가리아에서 열린 유럽 비치핸드볼 선수권대회에서 비키니 대신 반바지를 입고 출전한 노르웨이 여자 대표팀에게 선수 한 명당 150유로(약 20만원)씩 총 1500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다. 국제핸드볼연맹 규정에 따르면 여자 선수들은 스포츠 브라와 옆면 길이가 10㎝를 넘지 않는 비키니 하의를 입어야 한다. 남자 선수들의 유니폼은 달라붙는 탱크톱과 무릎 위 10㎝ 길이의 지나치게 헐렁하지 않은 반바지로 규정돼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핸드볼협회는 대회 개막 전 유럽연맹에 선수들이 반바지를 입고 뛸 수 있는지 문의했으나 안 된다는 답변을 듣자 벌금을 각오하고 스페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반바지를 착용했다. 노르웨이협회의 이 같은 결정에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프랑스 여자 비치핸드볼 대표팀 발레리 니콜라스는 “선수들은 비키니 유니폼을 입을 때 발가벗겨진 느낌을 받았다. 특히 생리할 때 불편하다고 호소해 왔다”며 “변화를 위해 각국이 함께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여자체조 대표팀도 이번 도쿄 올림픽 체조 예선경기에서 발목까지 다리를 덮는 형태의 유니폼인 유니타드를 입고 출전했다.

여자 체조선수들은 보통 원피스 수영복에 긴 팔만 덧대진 형태의 레오타드를 입는다. 독일 대표팀은 지난 4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2021 유럽 체조선수권 대회에서도 유니타드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당시 독일체조연맹은 체조선수에 대한 성적 대상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BBC는 여성 체조 선수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성폭력의 역사가 새 유니폼 착용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대표팀 사라 보시는 “모두가 (유니타드를) 입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원하는 대로 입을 수 있어야 한다”고 BBC에 말했다.

스포츠 중계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림픽 주관방송인 OBS의 야니스 이그재르커스 대표이사는 26일 AP통신과 인터뷰를 하면서 “선수들 특정 부위를 클로즈업하는 등의 장면이 예전에는 가끔 나갔지만 이번 대회에는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묘사 가이드라인’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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