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K 2명 보복사살, 미국 후속 공격 예고…대피작전 막판 카불 공항엔 추가 테러 경고도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미국 해병대원이 28일(현지시간) 대피 작전이 진행 중인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아프간인 가족의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어린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 미 해병대 제공|AP연합뉴스

미국 해병대원이 28일(현지시간) 대피 작전이 진행 중인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아프간인 가족의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어린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 미 해병대 제공|AP연합뉴스

미국은 카불 공항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과 아프간인 170명을 숨지게 한 테러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고위급 2명을 드론 공습으로 사살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최종 철군 시한을 사흘 앞둔 미군이 카불 공항에서 철수를 서두르는 가운데 추가 테러에 대한 경고가 쏟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군이 전날 아프간에서 IS-K에 공습을 감행했다면서 “이번 공격은 마지막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극악무도한 공격에 연루된 이들이 누구든 계속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IS의 아프간 지부를 자처하는 IS-K와 연관된 목표물은 백악관의 사전 승인 없이 언제든 타격할 수 있도록 국방부에 권한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IS-K에게 보복하기 위한 전권을 군부에 부여한 것이다.

미군은 전날 공격용 드론으로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에서 IS-K 간부를 공습했다. 행크 테일러 미 합참 소장은 브리핑에서 “고위급 IS 목표물 2명이 사망했다”면서 “민간인 사상자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목표물을 타격했다면서 사망한 목표물은 “IS-K의 기획자와 조력자”라고 설명했다. NBC방송은 복수의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망한 목표물이 공습 당시 조력자와 함께 차량에 탑승해 있었다고 전했다.

‘지평선 너머(Over the Horizon)’로 명명된 이번 작전은 지난 26일 카불 공항 인근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지 48시간이 지나기 전에 이뤄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군이 이번 작전에 공격용 무인기 ‘MQ-9 리퍼’와 일명 ‘닌자 폭탄’으로 불리는 초정밀 암살용 미사일 ‘헬파이어 R9X’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수석대변인은 이번 작전에 대해 “명백히 아프간 영토에 가해진 공격”이라고 비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자신들이 아프간 영토를 장악한 상황에서 미군이 공습을 진행한 데 대해 반발한 것이다.

미 국방부는 카불 공항 테러로 숨진 미군 13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이들은 20~31세로 해병대원이 11명, 육군 1명, 해군 1명이었고, 여성이 2명 포함됐다. 뉴욕타임스는 아프간전의 단초인 20년 전 9·11테러 당시 영유아 또는 유소년이었던 이들이 아프간전의 마지막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대피 작전이 진행 중인 카불 공항에 대한 추가 테러 경고가 나오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장 상황은 계속해서 극도로 위험하고 공항 테러 위험도 여전히 크다”면서 “군 지휘관들은 24~36시간 내 공격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미 대사관은 카불 공항 주요 게이트에 대한 위협이 매우 구체적이고 신뢰할만하다고 밝혔다.

미군은 31일 시한을 앞두고 막바지 대피 작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불공항에 주둔 중인 미군 관계자는 29일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오늘 중 모든 민간인 대피가 끝나길 원한다”면서 “이후 군병력의 귀국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항에는 1000명 가량의 민간인과 4000명 미만의 병력이 남아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앞서 영국군이 카불 공항에서 마지막 수송기를 이륙시켰고, 다른 동맹국들은 대피 작전을 모두 종료한 상태다. 미국과 동맹군은 탈레반 집권 이후 지난 2주간 총 11만3500명을 대피시켰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탈레반은 카불 공항 주변을 거의 봉쇄하고 미군 철수 후 공항을 넘겨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이 공항에서 철군을 시작했다면서도 “여전히 미군이 공항과 보안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 측이 전날 공항 통제권을 평화롭게 넘겨 받기 위해 탈레반 대원들이 공항 내부로 진입했다고 말했지만 이를 부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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