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신 안맞으면 해고"…미얀마 노동자들, 실신까지

박용하 기자

군정, 잠재적 부작용 위험에도 사실상 강요

병력검사 없이 접종···일부 호흡곤란 등 호소

지난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의 남다곤 산업공단에 있는 산소공장에 주민들이 찾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산소탱크 충전을 기다리고 있다. 양곤 | AP연합뉴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의 남다곤 산업공단에 있는 산소공장에 주민들이 찾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산소탱크 충전을 기다리고 있다. 양곤 | AP연합뉴스

미얀마 쿠데타 군정이 중국산 백신의 잠재적 부작용 위험에도 공장 노동자들에게 접종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신을 맞은 노동자들 일부는 실신이나 호흡 곤란 등 고충을 겪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1일 미얀마 현지 노동운동가들의 말을 인용해 양곤의 공장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을 전했다. 노동운동가 뗏 뗏 아웅은 인터뷰에서 당국이 시노팜 백신을 공장 노동자들에게 접종하기 위해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론 이를 거부하는 이들에게 해고의 위협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웅은 “대부분의 노동자는 접종을 두려워한다. 백신에 대해 자세히 들은 게 없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공장 측은 백신을 맞지 않으면 해고될 거라고 한다. 이게 많은 공장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전했다. 또 “노동자들은 백신 접종 후 무슨 일이 생기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의문을 품고 있지만, 공장 관계자들은 자기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매체는 양곤의 한 봉제 공장 노동자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달 21일 시노팜 백신을 접종한 뒤 노동자 중 일부가 심하게 땀을 흘리고 정신을 잃었다는 사실도 전했다. 익명의 한 여성 근로자는 “직원 한 명이 백신을 맞은 직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며 “심장에 문제가 있다고 한 다른 남성 직원은 백신을 맞은 뒤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장 측이 백신 접종 시 5000짯(약 3400원)을 주겠다고 하자 많은 노동자가 백신 접종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공장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병력을 검사하지도 않은 채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7~8월 시노팜 백신 수백만회 분을 미얀마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당국은 팬데믹 시작 이후 최소 1만5183명이 사망하고 39만2300명이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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