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부회장 풀려나자 중국에 억류됐던 캐나다인 2명도 귀국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25일(현지시간) 전세기 편으로 중국 선전에 도착해 공항에 나온 환영 인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선전|AP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25일(현지시간) 전세기 편으로 중국 선전에 도착해 공항에 나온 환영 인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선전|AP연합뉴스

캐나다와 중국에 각각 장기간 억류됐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과 캐나다인 2명이 25일(현지시간) 고국에 도착했다. 2018년 12월 캐나다에 억류됐던 멍 부회장이 풀려나자 비슷한 시기에 중국이 억류했던 캐나다인 2명도 전격 풀려난 것이다.

멍 부회장은 중국 정부가 제공한 에어차이나 전세기를 타고 고향인 선전에 도착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멍 부회장은 붉은색 원피스 차림으로 전세기에서 내려와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환영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성명을 낭독했다. 멍 부회장은 “조국이여, 내가 돌아왔다”면서 “위대한 조국과 인민, 당과 정부의 관심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년을 돌아보며 나는 각 개인과 기업, 국가의 운명이 실제로 연결돼 있음을, 조국이 발전하고 창성해야 기업도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국민도 행복하고 안전할 수 있음을 더 분명히 알게 됐다”고 밝혔다.

멍 부회장은 2018년 12월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법원은 그 해 8월 화웨이 관련 회사가 이란에 통신 장비를 제공하려는 시도를 은폐함으로써 이란제재법을 위반한 혐의로 멍 부회장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상태였다. 멍 부회장은 이후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미국 검찰에 기소됐고 캐나다에서 가택 연금된 상태로 미국으로의 신병 인도 재판을 받아왔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탄압하기 위해 멍 부회장의 혐의를 조작했다면서 강력 반발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중국에 장기 억류됐다 풀려나 귀국한 자국민 마이클 스페이버와 마이클 코브릭을 환영하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과 메시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중국에 장기 억류됐다 풀려나 귀국한 자국민 마이클 스페이버와 마이클 코브릭을 환영하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과 메시지.

미 법무부는 24일 멍 부회장이 이란 제제 관련 잘못을 일부 인정하는 대가로 그에 대한 금융사기 사건을 무마하는 기소 연기 합의(DPA)를 이뤘다. DPA는 피고인이 특정한 합의를 지키는 한 미 법무부가 일정 기간 동안 기소를 자제하는 제도이다. 멍 부회장이 풀려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첨예한 갈등 사안 중 하나가 33개월 만에 해소됐다.

캐나다인 마이클 스페이버와 마이클 코브릭도 이날 오전 캐나다 캘거리에 도착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공항에 나가 이들을 이들을 포옹하고 환영했다. 트뤼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당신들은 믿을 수 없는 힘과 회복력, 인내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스페이버와 코브릭은 멍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지 9일만에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대북 사업가 스페이버는 군사 장비 관련 사진을 전직 캐나다 외교관인 코브릭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스페이버는 지난 8월 재판에서 11년형을 선고받았고, 코브릭은 아직 선고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스페이버와 코브릭의 중국 당국의 체포 및 기소에 대해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멍 부회장을 체포한 데 대한 보복 조치라는 해석이 많이 나왔다. 캐나다와 미국은 중국이 정치적 목적으로 무고한 외국인을 억류하고 있다면서 강력 비난했지만 중국은 이를 극구 부인해 왔다.

하지만 멍 부회장의 석방과 동시에 두 사람을 석방함에 따라 캐나다인 2명의 억류가 멍 부회장 억류에 따른 보복 조치였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에 다름 아니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언론들이 멍 부회장의 귀국을 ‘영웅의 귀환’처럼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기사를 내보내면서도 스페이버와 코브릭의 석방에 대해선 언급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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