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 기후대응 약속 이어지지만… 핵심은 ‘공염불’ 방지

박용하·김혜리 기자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청정 기술 혁신과 구축’ 분야 회의장에서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글래스고 |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청정 기술 혁신과 구축’ 분야 회의장에서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글래스고 | 로이터연합뉴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모인 세계 100여개국 정상들은 2일(현지시간) 2030년까지 산림파괴를 중단하고, 메탄가스 배출을 지난해 대비 30% 줄이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국제환경단체들은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이번 약속을 환영하면서 실질적인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염불’에 그친 이전 기후 협약들의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책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부작용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구속력 부족한 산림파괴 방지

환경단체들은 특히 COP26의 ‘산림·토지 이용 선언’에 주목했다. 이번 선언은 2030년까지 공공과 민간이 총 190억달러(약 22조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산림파괴를 멈추고 토양 회복에 나서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2014년 발표된 뉴욕 산림선언이 유사한 목표를 잡았다 실패한 사례가 있어 환경단체들은 의구심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공격적인 목표에 비해 강제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뚜렷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임업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브라질이나 러시아,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들이 이번 협약에 이름을 올렸지만 약속을 어기면 어떤 제재가 있는지 규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환경단체 글로벌위트니스 관계자는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각국은 기업과 금융기관이 산림파괴를 부추기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강력한 법안을 도입해 이번 선언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약의 이행 여부를 추적하는 방안이 없는 것도 문제다. 현재 브라질에서 불법으로 생산되는 목재들은 추적을 피해 유럽 등에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단체 마이티어스 측은 유엔 산하에 국제적인 산림파괴를 감시하는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급속한 전환에 따른 부작용에 대비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산림파괴를 일시에 전면적으로 금지하면 작물 재배를 위해 산림을 개간하는 일부 개도국 주민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식량이나 생활비 부족으로 생계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수백만명의 인도네시아인이 임업 부문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다”며 “새로운 표준에는 시장 인센티브가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천연가스는 ‘메탄 사각지대’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번 COP26 정상회의에서 메탄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2020년 수준의 30%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직접적으로 배출하는 메탄가스가 아니라 수입 천연가스로 인해 발생하는 메탄가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특히 유럽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해오는 천연가스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문제는 EU 정책의 사각지대다. 예컨대 지난해 유럽의 가스 소비량 중 3분의 1을 공급한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은 이산화탄소 2550만t에 준하는 양의 메탄가스를 방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프랑스 파리나 중국 톈진의 연간 탄소 배출량을 초과하는 수치다. 러시아에선 메탄가스를 방출하는 것이 가스관 폭발을 방지하는 가장 간단하고 저렴한 방법으로 여겨지며, 불법적인 행동도 아니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메탄가스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온난화 지수가 이산화탄소의 약 80배에 달하지만 대기에 머무는 기간은 훨씬 짧다. 과학자들이 메탄 배출 저감을 기후 온난화를 늦추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꼽는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전세계 메탄가스의 약 4분의 3은 압축기나 가스관을 보수공사하는 등 현재 기술로도 충분히 저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결 방안을 알면서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러시아 에너지업계에서 30년간 일해온 스티븐 게이거는 “러시아 가스관에서 메탄이 누출되는 건 고칠 수 있지만 누가 재정적으로 지원할 것인지가 문제”라며 “러시아는 스스로 엄격한 정책을 적용하지 않을 것이며, 유럽은 천연가스 값을 적정선으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메탄 배출을 감시·보고·검증하는 시스템을 채택하자는 이야기가 유럽 의회에서 나왔지만 폭넓은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COP26에 참석하지 않았다. 루슬란 에델게리예프 기후 특사는 지난 20일 메탄 배출 감축에 러시아의 동참을 끌어내기 위해 금전적·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투자 제재를 완화할 것을 에둘러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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