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까지…COP26 참석 대표단에 ‘화석연료 업자들’ 북적

박하얀 기자

130곳 넘는 기업·협회 503명

NGO “해로운 이익만 추구”

<b>화석연료 NO</b>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고 있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화석 에너지 산업 축소를 요구하며 석유를 상징하는 검은 페인트를 얼굴에 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글래스고 | 로이터연합뉴스

화석연료 NO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고 있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화석 에너지 산업 축소를 요구하며 석유를 상징하는 검은 페인트를 얼굴에 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글래스고 | 로이터연합뉴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한 대표단 가운데 화석연료 산업 이해관계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비정부기구(NGO) ‘글로벌 위트니스’가 유엔이 발표한 COP26 대표단 명단을 분석한 결과 화석연료 업계 인사들이 503명으로 집계됐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번 COP26 대표단에 등록한 인원은 약 4만명이다. 화석연료 업계 관계자 503명은 지난 20년 동안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8개 국가(푸에르토리코·미얀마·아이티·필리핀·모잠비크·바하마·방글라데시·파키스탄) 대표단의 총합보다 많은 숫자다.

구체적으로 100개가 넘는 화석연료 기업과 30개 무역협회 및 회원 조직들이 대표단을 파견했다. 러시아, 캐나다, 브라질 등 27개 국가가 공식 지정한 대표단에는 화석연료 업계 로비스트도 포함됐다. 에너지·석유화학 글로벌 기업인 셸과 세계 2위의 석유 기업인 BP는 각각 직원 6명과 7명을 대표단으로 보냈다. 셸의 수석 기후고문인 데이비드 혼은 국제배출권거래협회(IETA)가 꾸린 대표단(103명)의 일원으로 참석했다. 혼 고문은 화석연료 기업이 자체 배출량을 줄이는 대신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파리기후변화협약에 포함시키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대규모 석유·가스 기업의 COP26 후원은 사실상 금지돼 있다. 하지만 이들은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협력이 필요하다는 등의 명목으로 기후회담에 참여하고 있다. IETA 더크 포리스터 회장은 워싱턴포스트에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업, 정부, NGO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조치가 업계의 수익에 위협이 되는 한 근본적인 이해충돌이 있다”며 “화석연료 업계 로비스트들은 기후 협상에 참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석연료 기업들은 수십년 동안 기후변화를 부정하도록 부추기며 시민들을 오도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위트니스의 가스 캠페인 리더인 머레이 월시는 “오염을 유발하는 화석연료 기업의 ‘해로운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수백명이 급여를 받고 COP26에 참여한 것은 기후운동가들의 회의론을 키울 뿐”이라며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는 무의미한 기업 약속으로 방향을 틀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고 경고했다. 세계자원연구소 기후·경제담당 부회장인 헬렌 마운트포드는 “대표단에 이렇게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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