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즐기던 창업주 가고 AI 전문가 오고...트위터 전·현 CEO 누구읽음

김유진 기자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29일(현지시간) 사임했다.

도시는 이날 트위터 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더 이상 창업자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하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사임의 변을 밝혔다. 도시는 “한 회사가 창업자의 영향이나 지시로부터 자유롭게 홀로 설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실 도시가 트위터를 사임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6년 트위터를 공동 창업한 뒤 이듬해 CEO가 됐지만, 내분으로 인해 1년만인 2008년 물러났다. 도시는 그 기간 암호화폐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결제회사 스퀘어를 창업했다.

2015년 CEO로 복귀한 도시는 트위터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도시가 트위터보다 스퀘어 등 다른 프로젝트에 더 신경을 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엔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트위터 이사회에 도시를 교체할 것을 요구하면서 경영권을 빼앗길 기로에 내몰렸다. 트위터 지분을 대거 사들인 엘리엇 측은 도시가 비트코인에 빠져서 트위터 혁신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임 배경을 두고도 도시가 스퀘어 경영에 보다 집중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도시는 2006년 트위터를 공동 창업했다. 140자로 글자수를 제한한 트위터 모델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면서 부와 명성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페이스북 등 경쟁사에 비해 저조한 회사 실적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압박을 받아왔고 워싱턴 정가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트윗을 날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기 트위터는 공화당과 강하게 대립하면서 정치 공방에 휘말리기도 했다. 미국 대선을 앞둔 2019년말 트위터가 정치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하자 트럼프 캠프 측은 “보수 진영의 입을 막으려는 좌파들의 시도”라고 비난했다. 트위터는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이 폭력을 선동할 위험이 있다며 영구 정지했다.

턱수염과 코걸이를 하고 다니는 도시는 자유롭고 단순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하루에 두 시간씩 명상을 하는 명상 마니아이고, ‘1일1식’을 실천해 왔다. 한 때 옷 만드는 사람을 꿈꿀 정도로 예술가적 기질이 충만하고, 일과 중에 핫 요가와 바느질 수업을 들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976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1999년 뉴욕대를 자퇴하고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정보기술(IT) 관련 일을 다수 했다.

창업주가 떠난 트위터는 앞으로 인공지능에 해박한 젊은 기술 전문가 경영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현재 트위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파라그 아그라왈이 신임 CEO를 맡게 됐다. 그는 인도계 이민자 출신으로 봄베이인도공과대(IIT 봄베이)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 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AT&T 등에서 개발자로 일하다가 2011년 트위터에 입사했고, 2017년부터 CTO를 맡아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전략을 총괄했다.

37세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1984년생 동갑내기인 아그라왈은 S&P 500 상장사 CEO 중에서도 최연소다. 트위터 측은 보안을 이유로 아그라왈의 정확한 생일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저커버그(5월14일)보다는 늦게 태어났다고 밝혔다.

아그라왈은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는 인도계 CEO 대열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모회사) CEO, 사트야 나델라 MS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모두 인도계다.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에서 사임한 잭 도시(오른쪽)와 새 CEO를 맡게 된 파라그 아그라왈 최고기술책임자(CTO). AFP연합뉴스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에서 사임한 잭 도시(오른쪽)와 새 CEO를 맡게 된 파라그 아그라왈 최고기술책임자(CTO).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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