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자산 매입 조기 종료 논의해야"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테이퍼링 가속화 가능성 언급

‘물가상승은 일시적’ 의견 철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자산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의 속도를 더 높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박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연방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더 높이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 시점에서 경제는 매우 견조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몇 주 뒤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자산 매입 축소를 몇 달 일찍 끝내는 게 적절한지를 논의해야 할 것 같다”면서 “앞으로 2주 동안 새로운 변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경기가 회복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란 기존 견해를 사실상 철회했다. 그는 “우리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의 형태로 영구적인 흔적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이 단어(일시적)를 썼다”면서 “이제는 그 단어를 버리고 우리가 무엇을 말하는지 더 명확하게 설명할 때”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경기를 부양하는데 정책적 우선 순위에 뒀던 연준이 앞으로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우선적으로 고려를 할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매달 미 국채 8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0억달러 등 총 1200억달러의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다. 이후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연방시장공개회의(FOMC) 정례회의 직후인 지난 3일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11월과 12월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를 월 150억 달러씩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런 속도가 유지되면 내년 중반 테이퍼링이 종료되지만 연준은 테이퍼링 규모와 속도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변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연준의 테이퍼링 시작이 발표된 직후 나온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2% 급등해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가 줄어들수록 시장에 공급되는 달러 유동성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긴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국 3대 주가지수는 모두 1.5~1.9%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6% 하락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90%와 1.55% 떨어지며 장을 마쳤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