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손잡은 ‘쿼드동맹’ 모디…중국 견제 ‘인도판 흑묘백묘’읽음

박하얀 기자

러시아·인도 정상회담

<b>모디 만난 푸틴 “우린 오래된 친구”</b>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가 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델리 | AFP연합뉴스

모디 만난 푸틴 “우린 오래된 친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가 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델리 | AFP연합뉴스

양국 10년간 군사기술 협력
미 “제재” 압박에도 독자행보
러시아의 미국 견제 의도와
파키스탄 국경 리스크 인도
양국 이해 맞아떨어져 ‘밀착’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대 중국·러시아의 대결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도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안보 협의체 ‘쿼드’의 핵심 동맹국이지만, 외교의 무게 중심이 미국으로 완전히 쏠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과 파키스탄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있는 인도의 ‘줄타기 외교’에 시선이 쏠린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들은 모디 총리와 푸틴 대통령이 전날 정상회담에서 국방·무역·에너지·우주 기술·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회담 후 공개된 합의 공동선언문 99개 조항을 보면, 러시아는 인도에 54억달러(6조3730억원) 규모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수출하기로 했다. 양국은 2030년까지 유효한 10년간의 군사기술 협력 협정을 체결했으며, 2025년 말까지 교역 목표를 현재의 3배가 넘는 300억달러(35조3850억)로 설정했다.

인도는 냉전 시대부터 수십년 동안 러시아 군사 장비에 크게 의존하며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어 왔다. 미국과의 교역을 늘리는 등 무기 수입처를 다양화했으나 여전히 무기 공급의 절반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최근 중국의 영향력 견제를 위해 미국과 여러 방면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만든 안보 협의체 쿼드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 인도가 러시아제 무기 도입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미국의 반대에도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강화한 배경에는 인도의 당면 문제인 중국·파키스탄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다.

인도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영토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 국경에서의 충돌로 인도군 최소 20명이 숨졌다. 파키스탄과의 무력 충돌 위험도 남아 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테러 위험이 증가한 것도 양국 협력의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러시아 무기를 사들여도 미국이 쿼드 참여국인 인도에 대해 제재를 가하지는 않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인도와 긴밀한 관계 유지는 중요하다. 러시아는 오커스와 쿼드 등 안보 협의체를 통한 미국의 지역 영향력 강화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진출 교두보 중 하나인 인도와의 관계 개선은 미국의 연합전선을 흩트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인도 싱크탱크인 옵서버리서치재단(ORF)의 인도·러시아 관계 전문가 난단 운니크리슈난은 “인도는 미국과, 러시아는 중국과 친밀해 인도·러시아 관계가 흐트러졌는지 의심이 제기됐지만 이번 정상회담으로 모든 의심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강한 인도가 필요하다”면서 러시아와 인도의 협력 강화가 미국의 대인도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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