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률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건 사회적 요인 때문" 하버드대 연구진 발표읽음

손구민 기자
로스앤젤레스 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지난달 14일 코로나19 감염 사망자 위에 천을 덮고 있다. AP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 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지난달 14일 코로나19 감염 사망자 위에 천을 덮고 있다. AP연합뉴스

남성이 여성보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하는 확률이 더 높은 것은 생물학적 요인보다는 사회적 요인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하버드대 젠더사이(GenderSci) 연구소장 새라 리처드슨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19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리처드슨 소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코로나19 확진자를 성별로 나눠 조사를 진행했다. 코로나19 감염 확률은 성별과 상관이 없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사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대체로 높았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 50개 주 중 텍사스주와 뉴욕주 등 39개 주에서 남성의 코로나19 사망률이 더 높았다. 인구가 적은 편인 로드아일랜드주와 매사추세츠주 2곳만이 여성의 코로나19 사망률이 남성보다 높았고, 9개 주는 남녀의 사망률이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생물학적 요인이 코로나19 사망률에 영향을 준다면 이처럼 지역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 코로나19 사망률에는 사회적 요인이 더 크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예컨대 남성이 대중교통업이나 공장, 건설 현장 등 코로나19 감염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있다”면서 “밀집 공간에서 생활하는 수감자나 노숙자도 남성이 더 많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국립과학원 연구를 인용해 “반면 여성은 남성보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협조하는 경향이 있고 백신 접종률도 더 높다”고 전했다.

방역 지침이 엄격한 지역일수록 성별 사망률 격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주의 경우 남성 사망률이 더 높지만, 뉴욕주 방역지침이 강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성별 사망률 격차가 점차 좁혀졌다.

리더츠슨 연구진의 연구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과학계 일각에서 남성의 코로나19 사망률이 더 높은 게 생물학적 요인 때문이라고 본 것을 뒤집는 것이다. 초기에는 남성에게 에스트로겐을 투약하고 안드로겐(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과학계에서는 생물학적 요인을 코로나19 사망에 관한 연구에서 아예 배제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존스 홉킨스 센터의 사브라 클라인 교수는 “코로나19처럼 복잡한 바이러스의 치명률을 어느 한 요인에 국한해서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종, 소득 수준, 교육 수준 등 여러 사회적 요인에 따른 코로나19 사망률을 더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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