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올림픽' 개최하겠다는 중국... 기후위기 대응일까, '그린워싱'일까읽음

김혜리 기자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가장 친환경적인 올림픽이 될 것입니다.” 중국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회 삼아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의지를 전 세계에 다시금 확인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올림픽의 4대 이념으로 녹색·공유·개방·청렴을 제시했으며,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여러 조치를 취해 저탄소 올림픽을 개최할 것을 수차례 약속했다.

중국의 친환경 올림픽 공약은 2030년 이전에 탄소 배출 정점을 찍고, 2060년 이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국가 목표의 일부다. 올림픽은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중국의 친환경 기술을 전시하며 중국이 기후위기 대응에 선진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시범 행사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엔 경기 둔화로 경제 성장에 대한 압박도 강해지면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이란 과제를 단기간 내에 달성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저탄소 올림픽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기술을 사용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기존 시설들을 재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선수촌 등 경기장 내 모든 구역에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원으로 전력을 공급할 방침이다. 또한 경기장에 쓰이는 얼음은 프레온 가스 대신 이산화탄소를 냉각제로 사용해 만들어진다.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동계올림픽 역사상 이러한 기술이 사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올림픽 경기장들도 재활용된다. 베이징은 이번 동계올림픽을 비롯해 미래의 행사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2008년도 올림픽에 사용했던 경기장 5개를 재활용품을 사용해 개조했다.

하지만 중국이 탄소 중립을 선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다수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는 경기 둔화로 인한 경제 성장에 대한 압박이 증가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로 인해 경제 성장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 간 균형을 맞추기는 더더욱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화석연료 사용 비중을 줄여야 하는데 이는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는 지역 산업들에 타격을 줄 수 있어 말처럼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사용한 발전용 연료 중 석탄·천연가스 비중은 71%로 2020년과 동일했다. 말과는 달리 석탄 의존이 전혀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이번 올림픽이 일회성 친환경 이벤트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중국은 2008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를 준비하며 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철강 공장들의 가동을 중단시키는 등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공장들이 생산을 재개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해 꾸준히 증가했다.

이전에도 친환경 올림픽을 선언했던 역대 도시들이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며 결국엔 실패한 바 있다. 러시아가 “역대 올림픽 중 가장 깨끗하다”며 자신했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의 불법 투기로 논란이 일었다. 경기장과 인근 시설도 철새들의 서식지인 이메레티 습지를 메운 뒤 세워진 것이라 환경 운동가들의 비판 세례를 받았다. 한국도 2018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가리왕산에 스키장을 건설하며 숲을 훼손하고 산을 깎아내는 등 환경파괴로 논란을 샀다.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한 컷에 담긴 화산 분출과 오로라 바이든 자금모금행사에 등장한 오바마 미국 묻지마 칼부림 희생자 추모 행사 황사로 뿌옇게 변한 네이멍구 거리
이강인·손흥민 합작골로 태국 3-0 완승 젖소 복장으로 시위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
모스크바 테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독일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버스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 착취 반대 시위 불덩이 터지는 가자지구 라파 크로아티아에 전시된 초대형 부활절 달걀 아르헨티나 성모 기리는 종교 행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