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바이든 "전 세계가 러시아 책임 물을 것"…미국·EU 전면적인 제재 발표 예고읽음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공항 인근 군사 시설에서 24일(현지시간) 화염과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마리우폴|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공항 인근 군사 시설에서 24일(현지시간) 화염과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마리우폴|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서방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끝내 침공하자 러시아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대응책 마련을 위한 긴급 회의를 소집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가 러시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즉각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도 미국과 협의해 온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동시다발로 단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깔고 앉아 자신의 영토로 못박으려는 러시아의 굳히기 전략과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최대한 고립시켜 고사시키려는 서방의 봉쇄 전략이 맞부딪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 개시를 공식 선언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은 재앙적인 인명 손실과 인도적 고통을 초래할 미리 계획된 전쟁을 선택했다”고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초래할 죽음과 파괴는 오로지 러시아의 책임”이라면서 “전 세계가 러시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긴급회의를 한 뒤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동맹에 대한 공격을 억제할 강력하고 단합된 대응 방안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전화통화에서도 “미국과 우리 동맹 및 우방국들은 러시아에 가혹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CNN방송은 바이든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해 지난 몇 주 동안 논의해온 제재를 전면적으로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정부가 러시아에서 가장 큰 은행 2곳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을 추가로 제재하고 러시아가 서방의 주요 물품과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수출 통제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최대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이 푸틴 대통령을 제재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테이블 위해 선택지로 남아 있다”면서 러시아 대형 은행들에 대한 추가 제재, 러시아에 대한 수출 통제 등 다양한 도발적 조치들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일제히 규탄하며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이 어두운 시간 우리의 생각은 우크라이나 그리고 정당한 이유 없는 공격에 직면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무고한 여성, 남성,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있다”면서 “우리는 크렘린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EU 지도자들도 24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수많은 사람이 이미 생명을 잃었다”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 침공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엄중한 사태에 대해 안보리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동유럽 지역에 대한 군사 대비태세도 한층 높이기로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전화 회의를 열어 나토 동유럽 회원국 지역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추가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나토 회원국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나토 전체가 공격을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집단방위조항인 나토 5조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철통같다고 강조했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 국경 근처에 나토 병력을 증강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안보, 경제, 정치, 외교 등 모든 면에서 푸틴 대통령이 예방하길 원했던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진입해 러시아군과 직접 대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선을 그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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