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혈액에서 플라스틱 첫 검출…네덜란드 연구진 확인

박은하 기자
독일의 화장품에서 검출된 플라스틱 입자./그린피스 독일

독일의 화장품에서 검출된 플라스틱 입자./그린피스 독일

건강한 사람의 혈액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네덜란드자유대학 연구팀이 건강한 성인 22명의 혈액 표본을 기증받아 분석한 결과 표본의 80%에 해당하는 17명의 혈액에서 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고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절반 이상의 표본에서 음료수 병 등에 사용되는 PET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일회용 용기에 많이 사용되는 폴리스티렌(PS)이 표본의 3분의 1에서, 포장용 랩에 주로 쓰이는 폴리에틸렌(PE)이 표본의 4분의 1에서 발견됐다. 하나의 표본에서 2∼3종류의 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되기도 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음식 섭취 등을 통해 신체로 흡입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혈액에서 미세 플라스틱 입자 검출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가디언은 이번 발견으로 인체에 흡입된 미세 플라스틱이 사람의 몸 안을 돌아다닐 수 있고 특정 장기에 머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혈액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이 건강에 미치는 정확한 영향은 아직 알 수 없으며 추가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연구를 이끈 팀 베탁 네덜란드자유대학 교수는 “아기와 어린이들이 화학물질 및 입자 노출에 취약하다. 걱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아기의 대변에는 성인에 비해 미세 플라스틱이 10배 더 많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베탁 교수는 연구논문에서 “플라스틱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세 플라스틱 노출 및 흡입이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신속히 규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네덜란드 국립 보건연구개발기구의 재정 지원을 받았으며 공공 및 보건환경 학술지인 국제환경에 실렸다.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각국은 일회용품 사용 규제 등으로 대처하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부터 슈퍼마켓 등의 일회용 포장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워낙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아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영국 리즈대학 연구팀은 현 상태대로라면 2040년까지 전 세계에 13억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추가 배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적혈구의 외막에 달라붙어 산소를 운반하는 능력을 제한할 수 있다. 플라스틱 입자는 임산부의 태반에서도 발견됐으며, 임신한 쥐에서는 폐를 통해 빠르게 심장, 뇌 및 태아의 다른 기관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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