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기준금리 0.75%p 인상…28년 만에 최대폭읽음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탭’을 밟은 것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대폭 올리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연준은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0.5~0.75%포인트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진행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팬데믹, 높은 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물가 압박과 관련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반영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엄청난 인명과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며, 이는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승 압박을 가하고 글로벌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준다”면서 “중국의 코로나 관련 봉쇄도 공급망 차질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올랐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3년 간 이어진 제로(0) 금리 시대를 마무리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연준이 이른바 ‘빅 스텝’으로 불리는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22년 만에 처음이었다.

미국 연방 기준금리 추이. 자료|뉴욕타임스 캡처

미국 연방 기준금리 추이. 자료|뉴욕타임스 캡처

이처럼 연준이 금리를 급속히 올린 것은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년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금세기 최악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상승했다. 1981년 12월 이후 40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었다. 잠시 주춤했던 CPI가 예상과 달리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았다”며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볼 때 다음 달 회의에서도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연속해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연준이 공개한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은 3.4%로, 지난 3월 전망에 비해 1.5%포인트 올랐다.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3.8%로, 종전보다 1.0%포인트 올랐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투자가 위축돼 경제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연준이 이날 내놓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7%로, 지난 3월 전망치 2.8% 보다 1.1%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5.2%로, 종전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예상보다 물가는 더 오르고 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연준은 미국 실업률이 올해 말 3.7%, 내년 말 4.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를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경기를 둔화시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연착륙’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이 연착륙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팬데믹, 공급망 병목 현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통화 당국의 통제 밖 변수들이 상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초고속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급상승한 금리가 경제를 과도하게 둔화시켜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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