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병력 대폭 증강…냉전 이후 처음 러시아 인근에 상비군

박용하 기자

나토는 신속대응군 7배 증강 등 방어태세 강화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 러시아에 대응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마드리드 | AP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마드리드 | AP연합뉴스

미국이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 육해공군의 군사력을 대폭 증강 배치하기로 했다. 특히 냉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인접 지역에 상비군이 배치될 전망이라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된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유럽의 달라진 안보 환경에 대응하고 우리의 집단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전력태세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미 안보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병력 증강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예측가능한 미래를 위해 10만명 주둔을 유지한다는 의미라고 AP에 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주둔병력을 기존보다 2만명 늘린 10만명으로 증강한 상태다.

미국은 폴란드에 미 육군의 유럽지역 작전을 관할하는 제5군단 전방사령부 본부를 야전지원대대와 함께 상시 주둔시키기로 했다. 미국은 또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각각 3000명과 2000명 규모의 전투여단을 순환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의 위협을 받은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연안 3국에는 기갑과 항공, 방공, 특수 부대 등의 순환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중 폴란드로의 병력 배치는 러시아 인근에 처음으로 상비군을 배치하는 것이라 주목되고 있다. 나토와 러시아는 1997년 냉전 이후 러시아와 유럽 간의 관계 형성을 위해 러시아 인접 국가인 동유럽에는 나토 부대를 상시 주둔시키지 않는다고 합의한 바 있다.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미 당국자는 폴란드 상시주둔이 군단급 사령부 본부에만 해당하고 나머지는 순환배치이기 때문에 이 합의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밖에 영국에는 F-35 스텔스기 2개 대대를 추가로 배치하고, 스페인 로타 해군기지에 주둔하는 구축함은 기존 4척에서 6척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독일에 방공포와 공병대 등 625명을 추가하고, 이탈리아에는 65명을 추가해 단거리 방공 포대를 주둔시키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의 평화를 깨고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의 가장 근본적인 원칙을 공격했다”라며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나토가 필요하고 중요해졌기에 미국과 동맹은 군사력을 증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는 정상회의 첫날 러시아를 “회원국의 안보와 유럽 대서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가장 심각하고도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기술한 전략개념 문서를 채택했다. 나토는 이에 따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반적인 방어태세도 강화하기로 했다.

전시에 대비해 전방에 군사 장비와 물자를 더 비축하고, 동부 지역에 배치된 전투단을 여단급으로 강화하며, 신속대응군(NFR)을 기존 4만명에서 3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사전에 부대를 지정해 특정 동맹국을 지키는 임무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어계획 수립은 “냉전 이후 처음”이라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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