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1년치 탄소 자정능력’ 오늘로 끝 ...인류, 내일부터 지구에 빚지고 산다

김혜리 기자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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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8일. 인류는 오늘부로 지구의 1년치 자원을 모두 소모했다. 내일부터 연말까지 무려 156일 동안 우리는 미래 지구에 빚을 내고 살아가게 된다.

글로벌 생태발자국 네트워크(GFN)에 따르면 인류는 28일부로 지구가 한 해 동안 재생할 수 있는 생태자원을 다 써버렸다. 29일부터는 후손들이 써야 할 자원을 앞당겨서 쓰게 된다는 뜻이다.

GFN은 1971년부터 지구가 1년치 탄소 자정 능력을 언제 잃어버리는지를 계산한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공개해왔다. 올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집계가 이루어진 이래 가장 이른 날짜로, 지난해(7월29일)에 비해 하루, 1971년(12월25일)에 비해선 5개월가량 앞당겨졌다.

‘지구 생태 부채’에 기여하는 비율은 국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특정 국가들이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르게 자원을 소모하는 ‘기후 악당’이라는 얘기다. GFN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가 프랑스인처럼 생활한다면 올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5월5일로 앞당겨졌을 것으로 추산된다. 탄소배출량이 각각 세계 1·2위인 중국과 미국도 환경 파괴 책임이 크다. 인류가 전부 미국인이나 중국인의 평균 생활방식대로 산다면 올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각각 3월13일, 6월2일이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도 세계 평균보다 훨씬 더 빠르게 생태자원을 소모하는 편이다. GFN은 한국인의 생활방식을 기준으로 한다면 올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7월28일이 아니라 4월2일이 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낙농장 | 게티이미지

미국 캘리포니아의 낙농장 | 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생태 부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먹거리 부문에서의 생태 발자국(인간이 자연에 남기는 영향)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농·축산업은 세계 담수량의 70%나 차지하는 데다가 삼림 파괴, 생물 다양성 손실 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GFN과 세계자연기금(WWF)은 지구의 생태용량 중 55% 가량이 먹거리를 생산·유통·소비하는 데 쓰인다고 지적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가축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연간 약 71억 이산화탄소톤으로, 지구 전체에서 한 해 동안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를 차지한다.

음식물 쓰레기도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매년 10억톤의 음식물이 낭비되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10%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GFN은 “육류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17일이나 늦출 수 있다”며 친환경적 식단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또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식품 중 30% 이상이 낭비된다며 음식물 쓰레기 낭비를 줄이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지금보다 13일 늦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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