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가스대금 루블·위안화 결제 합의…서방 고립 시도에 맞서 러시아 중심 반미 국가 결집

박효재 기자
러시아 루블화 위에 놓여진 천연가스관 모형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루블화 위에 놓여진 천연가스관 모형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가스 판매 대금을 달러 대신 루블화와 위안화로 받기로 중국과 합의했다. 두 나라가 함께 서방의 대러 제재에 맞서고 달러 패권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군수물자 부족을 겪는 러시아는 이란과 북한에 무기 수입을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서방의 러시아 고립 시도에 맞서 반미 국가 간 연대가 강화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은 6일(현지시간) 화상회의를 열고 중국에 판매하는 러시아 천연가스 대금 결제를 양국 통화로 하기로 합의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는 “새로운 지불 방식으로 계산이 단순해질 것”이라면서 “다른 회사에 모범 사례가 되는 동시에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스프롬은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과 실제 적용 시기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산 원유의 단계적 수입 금지 등 서방의 제재에 맞서 러시아는 자국산 가스를 공급받는 유럽 국가들에 루블화로 대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해왔다. 폴란드 등 이에 응하지 않는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이 조치로 3월 초 달러당 110루블까지 떨어졌던 루블화 가치는 최근 달러당 60루블로 올라왔다. 러시아는 지난 2일에는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중국과 4000억달러(475조2000억원) 규모의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대체 수출로를 확보해둔 상태다.

러시아와 중국은 앞서 지난해 9월에도 항공기 급유 대금을 달러 대신 루블·위안화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국영 석유공사 간 합의로 현재 양국 항공사들은 상대국 공항에서 급유할 때 현지 화폐로 결제가 가능하다. 특히 미국과 서방이 지난 2월 러시아를 국제 금융결제망인 스위프트에서 배제한 이후 중·러의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은 노골화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15~16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회동하고 미국에 대한 공동전선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군사 부문 협력을 위해서도 서방으로부터 고립된 국가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로켓과 포탄 등 무기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이날 미국 정부는 밝혔다. 북한은 지난 7월 시리아와 함께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 세력이 세운 두 공화국을 공식 승인하며 러시아를 지지했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하면 북한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재건사업 현장에 노동자 1000여명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핵합의 탈퇴로 경제 제재가 복원된 이란과도 군사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첫 선적된 이란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이란은 서방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양국의 밀착이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 복원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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