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쏜 미사일 84기 중 절반 격추…전문가들 “러시아 정밀무기 소진·재고 부족 증거”

정원식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차량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차량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무차별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지만 러시아의 무기 조달 능력의 한계만 드러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전날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차량과 건물, 민간 시설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지만 공격 규모에 비해 치명적이지 않았다면서 이를 통해 러시아의 정밀 무기 재고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발표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는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지대공 미사일 등을 포함해 미사일 84기를 발사했으며 이 중 미사일 43기는 격추됐다.

러시아는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등 정밀 무기의 대부분을 침공 초기에 소진한 데다 이후 서방의 제재로 전자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고가 부족한 상태라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는 재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이란에서 군용 드론을, 북한에서 포탄과 로켓을 들여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11일 영국 사이버 안보기관 정보통신본부(GCHQ)의 제레미 플레밍 국장을 인용해 러시아군의 무기가 소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플레밍 국장은 이날 런던의 한 싱크탱크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우리는, 그리고 전장의 러시아 지휘관들도, 러시아군의 보급과 탄약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고갈됐다. 죄수들과 경험 없는 징집병들을 동원한다는 것은 러시아가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민간 목표물 공격에 미사일을 대량으로 동원하면서 향후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저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 국방부는 미사일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군 지휘 본부, 통신 기반시설, 에너지 시스템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파괴된 것은 놀이터와 공원, 영사관과 사무용 건물 등”이라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정밀 무기를 이런 식으로 허비함으로써 푸틴은 헤르손과 루한스크에서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진격을 저지할 옵션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군사 컨설팅 업체 제인스의 수석 국방 분석가 리즈완 라맛은 NYT에 “자원과 군사 재료 측면에서의 곤경을 격고 있는 러시아가 지난 10일 보여준 것과 같은 신속함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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