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상승폭 둔화…“인플레 정점”
연준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조절되나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됐으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소 상승폭을 기록했다. CPI 상승폭이 두달 연속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낮아질지 주목된다.
미국 노동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7.1% 상승했다. 전달에 비해서는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6.0% 상승했다. 이는 지난 10월에 비해 상승률이 둔화된 것이다. 지난달 10일 발표된 10월 CPI는 전달에 비해 0.4%, 전년 동월 대비 7.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미국 CPI는 다섯 달 연속 둔화했다.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 6월 9.1% 급등했으며 7월 이후 11월까지 계속 내려갔다.
11월 CPI 상승률은 시장 예측을 하회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1월 CPI는 전달보다 0.2%, 전년 동월 대비 7.3% 상승해 전달보다 상승률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 CPI는 전달 보다 0.4%,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1%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CPI 발표를 앞두고 뉴욕증시는 인플레 진정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였다. 1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8.58포인트(1.58%) 오른 34,005.04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6.18포인트(1.43%) 상승한 3,990.56으로, 나스닥지수는 139.12포인트(1.26%) 오른 11,143.74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하락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1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2%로 10월 조사 때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 향후 3년 뒤 기대 인플레이션도 3%로 전달의 3.1%에서 0.1%포인트 하락했다. 에너지와 식료품 물가 상승 기대가 누그러진 것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6월 1갤런당 5달러까지 치솟았던 휘발류 가격은 12일 3.2달러로 하락하는 등 실제 물가도 조금씩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상승 압력이 약화되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폭이 낮아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폭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준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지난달까지 4차례 연속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금리 상단을 4.0%로 올린 상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르면 이번 달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