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한국 지하수 수위 바꿨다읽음

이정호 기자

문경서 지하수 수위 7㎝ 상승했다 하강

오염물질 매립지 관리 때 변수될 수도

튀르키예 강진(규모 7.8) 이후 문경 지하수 관측정의 수위가 7㎝ , 강릉 지하수 관측정 수위는 3㎝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규모 7.5 강진 때에는 문경 지하수 수위가 3㎝  하강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사진 크게보기

튀르키예 강진(규모 7.8) 이후 문경 지하수 관측정의 수위가 7㎝ , 강릉 지하수 관측정 수위는 3㎝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규모 7.5 강진 때에는 문경 지하수 수위가 3㎝ 하강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수환경연구센터 연구자들이 튀르키예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강진이 발생한 뒤 지진-지하수 연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수환경연구센터 연구자들이 튀르키예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강진이 발생한 뒤 지진-지하수 연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강진이 무려 7400㎞ 떨어진 한국의 지하수 수위를 바꿨다는 관측 결과가 나왔다.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향후 나라 밖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지하수 유입과 유출 경로가 바뀌면서 땅 속에 매립한 폐기물이 지중 오염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지진파와 지하수의 움직임과 관련한 추가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수형 박사팀은 지난 6일 오전 4시17분(현지시간) 발생한 튀르키예 강진의 본진(규모 7.8)과 같은 날 오후 1시24분 여진(규모 7.5) 때 경북 문경시와 강원 강릉시에 각각 설치한 관측용 우물(관측정)에서 지하수 수위가 변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문경 관측정에서는 본진 뒤 지하수 수위가 7㎝ 상승했고, 여진 때에는 되레 3㎝가 내려갔다. 강릉 관측정에서는 본진 뒤 수위가 3㎝ 올라가는 변화가 나타났다.

이런 일이 생긴 이유는 지진파 때문이다. 지진이 일어나면 지진파에 의해 지하수를 머금은 지층인 ‘대수층’ 주변의 암석들이 큰 자극을 받는다.

이때 대수층에 압축과 팽창이 발생하면서 지하수 수위가 상승하거나 하강한다. 물을 채워 넣은 풍선을 손으로 강하게 주무르면 풍선 속 물이 올라갔다 내려가는 것과 비슷하다.

그동안 연구진은 2010년 인도네시아 강진(규모 7.7),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0), 2015년 네팔 강진(규모 7.8), 2021년 뉴질랜드 강진(규모 7.8) 때에도 지하수 수위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을 확인해 학계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진파로 인해 지하수의 유출과 유입이 불규칙해지면 매립지 등에 중요한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향후 방사성 폐기물 등 오염 물질이 묻힌 땅 속의 환경을 나라 밖에서 일어난 지진이 흔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매립지를 만들고 관리할 때에는 먼 거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영향까지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박사는 “강진이 발생하면 수천㎞ 떨어진 곳에서도 지각이 흔들리는 것을 넘어 지하수 수위에도 변화가 나타난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지하수 관측과 분석을 꾸준히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2일 기준 이번 강진으로 인해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파악된 사망자는 3만3179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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