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미국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읽음

이윤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부채 한도 협상 논의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부채 한도 협상 논의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가 24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 연방정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지면서 현재 ‘AAA’인 미 신용등급의 강등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이날 미 백악관과 야당인 공화당 측 협상팀은 정부 부채한도 상향 논의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치는 미 신용등급을 AAA로 매겼으나 “부채 한도 상향·유예 등 문제 해결에 이르는 것을 막는 정치적 당파성이 늘어나는 것을 반영한다”면서 미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다.

피치는 “여전히 디폴트 예상일(X-데이트) 전에 부채한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X-데이트 전에 부채한도가 상향·유예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연방정부가 일부 지급 의무를 다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피치는 주어진 날짜까지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의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면서도, 미국이 제때 채무를 갚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앞서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이르면 다음달 1일 미 연방정부가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밝힌 가운데, 다른 경제기관들도 다음달 2∼13일 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고경영자(CEO) 위원회 회의에서 디폴트 우려와 관련해 “우리가 6월 초를 넘기지 못하리라는 점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앞서 2011년 미국이 국가부채 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정치적 진통을 겪을 당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려 세계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다만 다른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아직까지 협상 타결을 낙관하며 관망하는 형국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의 윌리엄 포스터 선임 신용평가 담당은 지난 17일 최고 수준인 미국의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고, S&P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미 백악관과 의회는 이날도 연방정부 디폴트를 막기 위해 협상을 이어갔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일부 진전을 이뤘고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면서 “우리는 반드시 올바른 합의를 이루고자 하며, 그러한 방향으로 작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다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합의에 이를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낙관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4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협상 도중 열린 브리핑에서 생산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계속 선의를 갖고 진행할 경우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백악관과 민주당 측은 그러면서도 공화당이 미국 경제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판하는 한편, 민주·공화당이 분점 중인 의회에서 합의안을 통과시키려면 공화당 측의 추가 양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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