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해 뭉친 남미 8개 국가들이 아마존 내 삼림벌채 종식과 역내 협력 강화에 뜻을 모았다. 다만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이 정해지지 않은 점은 한계로 꼽힌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 포데르360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벨렝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아마존 정상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또 세계 주요국에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기금 지원을 촉구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아마존 협력조약기구(ACTO) 회원국인 남미 8개 국가와 초청국인 인도네시아, 콩고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 등이 참석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유한 국가 간 협력을 재개하고 확장하는 사안이 최근처럼 시급한 적은 없었다”며 “기후변화 대처에서부터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의제에서 열대우림 국가의 목소리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ACTO 회원국 정상급 8명은 정상회의 첫날 아마존의 지속 가능한 개발 촉진, 불법 삼림 벌채 종식, 환경 파괴를 부추기는 조직범죄 척결 등을 위한 로드맵에동참 등 113개 조항이 담긴 ‘벨렝 선언’을 채택했다.
ACTO 회원국 8개 국가와 초청국을 포함한 12개 국가들은 이튿날인 9일에도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서에서 삼림의 효과를 누리는 국가들이 삼림 보존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자금 조달 메커니즘을 개발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아울러 선진국들이 매년 1000억 달러(약 131조원)의 기후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연간 2000억 달러(약 263조원)를 제공하겠다는 기존 약속을 이행할 것을 선진국에 촉구했다. 이어 유럽연합(EU)이 삼림 벌채와 관련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겨냥해 환경 보호를 위장한 보호주의 무역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룰라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돈이 필요한 것은 브라질이나 콜롬비아, 베네수엘라가 아니다. 자연에게 돈이 필요하다”면서 부유한 국가들이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위해 자금 지원을 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년 동안 대자연은 산업 발전으로 파괴되었기 때문에 (선진국이) 비용을 지불해야한다”며 선진국의 역사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의 선언에서 구체적인 목표와 기간이 빠지는 등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030년까지 삼림 벌채 완전 종식’과 ‘신규 석유 탐사 금지’ 등의 목표는 회원국 간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
환경단체 기후관측소는 “이번 정상회의는 ACTO를 부활시켰다는 점, 생물 다양성이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고 있음을 환기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면서도 “이를 피하기 위한 실용적인 해결책이나 실행 목표 기간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자연기금(WWF) 역시 “아마존은 위험에 처해 있으며 우리는 행동할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아마존 8개국이 이 지역의 삼림 벌채를 종식시키기위한 공통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는 “공동성명의 내용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환경 분야에서 위대한 리더가 되려는 룰라 대통령의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아마존 원주민 단체는 원주민 권리 인정과 원주민의 아마존 논의 참여를 공식 보장하는 메커니즘을 수립한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 이번 회의는 아마존 국가 및 세계가 환경 문제에 대해 보다 영구적인 대화 채널을 여는 첫 번째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포데르360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