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하늘에서 쏟아지는 건 미사일과 폭우뿐…“추운 밤을 버틸 수가 없다”

정유진 기자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촌의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양 손에 짐을 들고 대피하고 있다.  | 알자지라 영상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촌의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양 손에 짐을 들고 대피하고 있다. | 알자지라 영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전쟁 중인 가자지구 전역에 겨울 폭우가 내리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밤새 가자지구 전역에 큰 비가 내렸다. 가자지구에서 우기는 통상 11월∼3월로 이 기간 연간 강우량의 대부분이 쏟아진다.

밤사이 내린 비로 비포장도로는 진흙탕이 됐고 거센 비바람에 텐트가 무너졌다. 피란민은 젖은 몸을 말릴 수 없어 추위에 그대로 노출됐다.

아내와 세 자녀와 함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머무는 람지 무함마드(31)는 “한 달 전 가자시티에서 대피할 때 겨울옷을 받지 못했다”면서 “시장에서도 담요를 구할 수 없다. 구할 수 있다고 해도 나는 그 가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밤을 버티기 위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서로를 껴안고 몸을 녹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와중에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계속되자 자발리야 난민캠프의 주민들은 미사일에서 도망치기 위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대피에 나서야 했다. 알자지라의 영상을 보면, 주민들은 양 손에 짐 보따리를 들고 아이를 데리고 가느라 우산을 쓸 여력조차 없이 힘없이 걷고 있다. 알자지라는 이들이 안전 대피소였던 자발리야 난민캠프의 아부 후세인 학교에 이스라엘군이 포격을 가하자 도망쳐 나온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하수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비위생적 환경에서 비가 내리면서 전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앞서 마거릿 해리스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수인성 전염병과 박테리아 감염, 유아 설사가 늘고 있다면서 “비가 고통을 가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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