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
플랫

플랫팀

여성 서사 아카이브

“여러분은 사람들을 죽이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미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가 31일(현지시간) 개최한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 착취 위기’를 주제로 한 청문회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청문회에서는 플랫폼들이 미성년자 성 착취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의회가 미성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2024년 1월 3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온라인 아동 성 착취에 대한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TPX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2024년 1월 3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온라인 아동 성 착취에 대한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TPX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청문회에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스냅챗 에번 스피겔, 틱톡 추쇼우즈, 엑스(옛 트위터) 린다 야카리노, 디스코드 제이슨 시트론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방청석에는 SNS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가족들이 참석했다.

청문회 시작 후 스크린에는 SNS에서 어린이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의 동영상이 상영됐다. 또 성폭행범에게 돈을 뜯기고 목숨을 끊은 피해자의 이야기도 전해졌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이들 CEO를 향해 “여러분은 손에 피를 묻히고 있다. 사람을 죽이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NS 기업은 긍정적인 면이 있는 제품을 만들었지만, 그것은 또한 함께하기에는 너무나 어두운 면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청문회에서 전 세계 약 20억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CEO 저커버그에 대한 질타가 집중됐다.

📌[플랫]“아동 성착취물 근절 최우선 과제” 트위터의 ‘말뿐인’ 약속

미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상 아동 성학대물 신고는 지난해 사상 최고(3600만여건)를 기록했다. 이 중 페이스북에서만 2000만건이 넘는 성 학대물이 신고됐다. 또 미성년자들이 SNS에서 유해한 콘텐츠에 노출되고 중독되면서 목숨까지 잃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2024년 1월 3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의 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온라인 아동 성 착취에 대한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가운데 아동 성착취 범죄에 항의하는 대중과 마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2024년 1월 3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의 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온라인 아동 성 착취에 대한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가운데 아동 성착취 범죄에 항의하는 대중과 마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공화당 조쉬 하울리 의원은 저커버그를 일어서게 한 뒤 자녀 사진을 들고 있는 가족들을 향해 “당신의 제품으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당신의 제품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며 “피해 가족들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화당 마샤 블랙번 의원은 10대 이용자의 평생 가치를 270달러로 추정한다는 메타 내부 문서를 거론하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는 당신의 우선 순위가 아니다”라며 “어린이는 당신의 상품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그레이엄 의원은 인스타그램에서 사기꾼을 만나 성 착취 피해를 당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의 아들을 사례를 부각하며 저커버그에게 할 말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저커버그는 “끔찍하다”, “여러분이 겪은 모든 일들에 대해 죄송하다”며 피해 가족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누구도 여러분의 가족이 겪었던 일들을 겪어서는 안 되며, 그것이 우리가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라며 “앞으로도 여러분의 가족이 겪어야 했던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겔 스냅 CEO도 미성년자가 스냅챗에서 마약을 산 뒤 사망한 사례를 든 민주당 라폰자 버틀러 의원의 지적에 “이런 비극을 막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틱톡 추쇼우즈 CEO는 올해 어린이의 안전과 보호에 전 세계적으로 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고, 엑스의 야카리노 CEO는 초당적으로 입법이 추진 중인 ‘아동 성 학대 방지법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최근 비행 중이던 여객기에 구멍이 뚫렸던 보잉 항공기 사고와 비교해 이들 플랫폼에 대한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소속 크리스 쿤스 의원은 “한 비행기에서 문 하나가 날아갔다.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그런데도 해당 기종의 보잉 항공기 전체가 운항을 중단했고, 당국에서 즉각적인 안전 검토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에이미 클로버샤 의원도 보잉 항공기 운항 중단을 언급하며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왜 우리는 똑같이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 최서은 기자 cielo@khan.kr

TOP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