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

현직 대통령 경선 승리 후 출마 포기 첫 사례···공화당 승리 역사 반복될까 우려

조문희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는 미국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선거운동을 포기한 선례가 없지는 않으나,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사퇴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미국 CNN 방송은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직후 “미국 현역 대통령이 재선 선거운동을 포기한 선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드물다”고 보도했다.

재선에 도전했던 현직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포기한 가장 최근 사례로는 1952년 해리 S 트루먼 전 대통령과 1968년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이 있다. 이들은 각각 프랭클린 루즈벨트, 존 F 케네디 대통령 재임기 부통령직을 맡다가 현직 대통령의 사망에 따른 승계로 대통령이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트루먼 전 대통령은 1952년 재선 도전에 나섰으나, 그해 3월 “나는 후보 재지명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지지율 하락으로 경선 초기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자 내린 결단이었다.

존슨 전 대통령도 1968년 3월 말 연설에서 재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베트남전 반전 여론과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지지율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앞서 3월 중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반전 후보’로 나선 경쟁자 유진 매카시 상원의원을 이기긴 했으나, 생각보다 표차가 크지 않자 결단을 내렸다.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중도 포기는 존슨 전 대통령 이후 56년 만이다.


해리 트루먼 미국 전 대통령(왼쪽)과 린든 존슨 전 대통령. Gettyimages/이매진스

해리 트루먼 미국 전 대통령(왼쪽)과 린든 존슨 전 대통령. Gettyimages/이매진스


두 전직 대통령의 대선 중도 포기 이후 선거 전개 과정을 들어 “역사의 반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1952년과 1968년 선거 모두 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화당에 패배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또 민주당이 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트루먼 전 대통령 대신 본선에 출마한 일리노이 주지사 아들라이 스티븐슨은 공화당 후보로 나선 ‘전쟁 영웅’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에게 패배했다. 1968년에는 부통령인 휴버트 험프리가 민주당 최종 후보가 됐는데, 역시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후보에게 대권을 내줬다.

워싱턴포스트(WP)는 “(두 전직 대통령은) 당이 총선을 위해 다시 결집할 시간을 많이 주었음에도 민주당은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졌다”고 했다. 뒤늦게 출마를 포기한 바이든 대통령과 지금의 민주당 상황이 과거보다 더 불리하다는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이와 달리 전 닉슨 대통령 도서관장을 지낸 대통령 역사학자 팀 나프탈리는 “오늘날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며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NYT는 한국전쟁(1950~1953년)과 베트남전쟁(1960~1975년)을 거론하면서 “(두 전직 대통령은) 치열하고 인기 없는 전쟁을 끝낼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예비경선 도중 (대선) 레이스에서 물러났다”며 이들 사례는 “제한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전직 대통령과 달리 민주당 전체 대의원의 99%인 3894명을 확보하고 지난 3월 예비경선에서 승리해 사실상 공식 후보 지명 절차만 남겨둔 상태였기에 두 전직 대통령 사례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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