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일제히 어린이를 포함해 12명이 숨진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의 축구 경기장에 대한 무장세력의 공격을 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스테판 뒤자리크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민간인, 특히 어린이들이 중동 지역을 괴롭히고 있는 끔찍한 폭력의 짐을 지속해서 부담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가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하고 추가적인 갈등 진전을 피할 것을 다시금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어 “블루라인(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을 넘나드는 공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양측에 국제법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미국 정부도 헤즈볼라를 규탄하며 사태의 확전을 경계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 공격은 레바논 헤즈볼라에 의해 수행됐다”며 “이는 그들의 로켓이었고, 그들이 통제하고 있는 지역에서 발사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지지는 헤즈볼라를 포함, 이란의 지원을 받는 모든 위협에 맞서 철통같으며, 흔들리지 않는다”며 “미국은 또한 블루라인(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의 국경)을 따라, 모든 공격을 종식하고, 양측 민간인들이 안전하게 자신들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외교적 해법을 도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미일 외교·국방 장관(2+2) 회의 참석차 방일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도쿄에서 기자들에게 “헤즈볼라가 로켓 공격을 했다는 징후가 농후하다”며 “자국민을 테러리스트의 공격에서 보호할 이스라엘의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와 대화하고 있으며 이번 충돌이 악화하거나 확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필 고든 국가안보 보좌관을 통해 이스라엘 지지 입장을 밝혔다. 고든 보좌관은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안보와 관련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고, 이스라엘에 관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는 철통같다”며 “미국은 모든 공격을 중단시키고 국경 양쪽의 시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외교적 해법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을 향한 로켓 공격 배후를 밝히기 위해 국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드루즈족 마을인 마즈달 샴스 축구장에서 찍힌 사진은 충격적”이라며 “나는 이 같은 대학살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전날 이스라엘 점령지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시리아 간 접경지대 골란고원 마즈달 샴스에 로켓이 떨어지면서 축구 경기장에서 공놀이하던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12명이 숨졌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 공격과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로켓 잔해 조사 결과 헤즈볼라가 공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튿날 레바논의 헤즈볼라 목표물들을 향해 보복 공격을 벌였다.
골란고원은 1967년까지는 시리아 영토였으나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점령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1981년 골란고원법을 제정해 이곳을 자국 영토로 병합했지만,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헤즈볼라는 골란고원 공격이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미 당국자들을 인용한 보도를 보면, 헤즈볼라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가 “이스라엘 측 방공망에서 발사된 로켓 요격 미사일이 축구 경기장에 떨어진 것”이라고 유엔에 주장했다.